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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호 수요칼럼] 낭만이 파도치는 바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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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 작성일21-08-03 18:47 조회4,6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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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호한 나라의 배타적 지배권으로 통치할 수 있는 범위로 영토·영공·영해가 있다. 그 중 바다는 지구상에 짠 물이 괴어있는 넓은 곳으로 지구 전 표면적의 3분의 2로 땅에 떨어지는 모든 물방울은 그 목적지가 바다이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국가이며 통계상 3,510개의 섬으로 유인도가 5백여 개라 한다. 바다의 정의는 넓은 곳에 푸른 물이 가득하고 해풍과 조류 떼들이 날고, 여러 종류의 배가 다니고, 낭만적인 하얀 등대 아래 넘실대는 갯바위가 연상된다.
   줄인 말로 한없이 넓은 바다의 푸른 물결이라 하여 '만경창파'로 온갖 종류의 어류가 사람을 살린다. 여름이 가까워지면 산도 그립지만, 우선 바다가 유혹하는 사념에 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계절이다.
   신문학 운동의 선구자 최남선의 '바다를 보라'는 논집에, "큰 것을 보고자 희망하는 자. 넓은 것을 앙망하는 자. 기운찬 것을 보고자 야망을 가진 자. 끈기 있는 것을 보고자 욕망하는 자. 가서 시원한 바다를 보라"고 했다. 그러면 평일에 바라던 것보다 원대한 이상(理想)을 얻게 될 것이라 웅변했다.
   원래 바다는 오염되지 않은 원시적이며 야성적인 순수성을 갖고 있어 한층 더 매력을 느낀다. 시원한 해풍에 머리칼 날리는 바다의 멋도 있지만 반대로 노도가 없는 바다는 바다가 아니며 위험이 따르지 않는 산도 산이 아니라 했다.
   바다에서 생기는 갖가지 무서운 사건들이 많고 험한 풍랑과 태풍을 만났을 때 감당키 어려운 탓인지 인생을 고해(苦海)라고 일컫는다. 괴로움과 고뇌(고민)가 많은 속세를 바다에 비유하여 쓰는 말이다. 바다가 없는 곳은 가난한 나라다.
    그리고 인간의 생명(목숨)은 만경대해 떠 있는 한 척의 조각배인 일엽편주요, 넓고 큰 바다의 한 알의 좁쌀이란 의미로 창해일속이라 한다. 하찮고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폭염기에 등산의 쾌감도 잊을 수 없지만 필자 뿐 아니라 모든이가 바다에 가서 살고 싶은 간절함을 느낀다. 잊혀져가는 애잔한 추억을 낭만으로 삼고 흘러간 시절을 회상하는 것도 피서의 한 방법일 것이다.
   조용히 눈을 감고 상심에 잠기면 독도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까지, 남해 전역과 서해는 북한 땅 장산곶이 보이는 백령도까지 필자가 선유한 과거가 생광스럽게 회상된다.
   먼 대양 아득한 곳. 세계 3대 미항 나포리, 시드니, 리오데쟈네이로와 세계 해양 엑스포 경쟁지였던 놀웨이 베르겐, 아프리카 모로코의 탕헤르, 카나다 벤쿠버와 한국의 여수항을 순유했다. 유럽의 지중해, 남미의 카리브해 등 해양도시의 매력은 한결같이 아름다운 밤의 광채가 유랑객을 끌고 있다.
   옛부터 바다는 인간의 생활의 무대요, 생명의 젖줄처럼 바다가 먼 도시나 나라는 언제나 문명에 소외감을 느끼곤 했다. 시인 키케로는, 바다를 제압하는 자는 언젠가는 제국(여러나라)마저 제압하기에 이른다고 했다. 동해는 하루의 희망을 안고 일출하고 서해는 하루의 아쉬움을 숨기며 일몰하는 유랑지다.
   시인 구상의 '봄바다'에서는, 바다도 대낮이면 춘곤에 못 이기어/숨결도 없이 잠들면/오가는 배들이/돛대를 내리우고/바다의 봄 꿈을 지키네.
   어느 가수의 노랫말 제목이 이색스럽다.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격언과 속담에도 바다를 연상하는 교훈들이 있어, 바다는 메워도 사람의 욕심은 못 채운다. 대천(大川) 바다도 건너봐야 안다. 바다도 항상 물이 모자란다고 불평한다. 바다도 물 한 방울로부터 시작한다.
   낭만파 문인이라 불리우는 모윤숙의 '해변묵상'에 바다도 고요히 꿈빛에 잠기어 고기 뛰는 자취도 숨어버린 해변은 침묵의 전당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구름이 비켜가니 별이 나오고 먼 동녘에 달송이가 떠온다. 이슬 맞은 해당화 위에 파란 웃음이 나부낀다.
   바다는 만남의 현장이기도 하지만 이별의 궁극지로 이별의 종착역이다. 그래서 님을 떠나보낸 애잔한 마음으로 애꿎은 연락선이 수평선으로 사라질 때 까지 발걸음을 고정시키는 나루다. 함께 떠나지 못함을 가슴이 타도록 슬픈 노래-바다가 육지라면. 향토 작사가 정귀문의 시문이 우리의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곳이 바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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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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