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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섭 목요칼럼] 노세노세 젊어서 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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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물류 대표 배태섭 작성일20-05-1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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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S물류 대표 배태섭화란춘성(花爛春盛)이란 말은 꽃이 만발한 봄의 절정을 말한다. 그리고 만화방창(萬化方暢)은 따뜻한 봄날에 온갖 생물이 나서 자라 흐드러짐을 표현하는 말이다. 생명력이 충만한 봄을 일컫는 이 단어들이 등장하는 노래가 있다. 바로 '노세노세 젊어서 놀아'다.
     그 노래의 가사를 보면 '노세노세 젊어서 놀아/늙어지면은 못 노나니/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얼씨구절씨구 차차차/지화자 좋구나 차차차/화란춘성 만화방창/아니노지는 못하리라 차차차'라며 젊음을 한껏 구가하자는 내용으로 돼 있다. 신이 나는 멜로디에 어린 시절 어른들이 자주 흥얼거리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혈기방창한 젊은이들은 물론 연세가 지긋한 어른들도 이 노래를 즐겨 불렀다. 흘러가 버린 세월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노래다.
     노후를 위해 열심히 일하며 차근차근 준비하느냐 베짱이처럼 빈둥거리며 황금의 시대를 즐기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문제다. 화란춘성 만화방창은 꽃이 흐드러진 봄을 말하기도 하지만 꽃다운 젊음을 얘기하기도 한다.
     그 나이에 끓어오르는 혈기를 누르고 주야를 막론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이들도 있겠지만 누구나 그 젊음을 마음껏 소비하고 싶어 할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현대의 사회 환경은 젊은이들에게 아니 놀지는 못하게 끌어당기는 다양한 것들이 즐비하다. 그것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왕창 저지르며 놀아버릴 때 더욱 기발한 창의력이 발휘된다고 말하는 부류도 있다.
     놀기 좋아하는 세대를 비난할 일은 아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의 생각과 다르다. 즐길 때는 확실하게 즐기고 일할 때는 분골쇄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땅한 주장이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놀이문화에 빠지는 것에 대해 기성의 고착된 고정관념을 가져다 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공간이 존재하고 그 공간에서 그들의 문화적 감수성이 분출된다. 매체가 다르고 방식도 낯설다. 그러므로 그들의 세계를 공감하려고 들자면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그냥 인정하면 되고 사회적 도덕성을 준수한다면 비난해서 안 된다.
     그러나 최근 이태원 클럽에서 일어난 일은 그런 포용과 허용의 기준을 넘어섰다.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인류가 위기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지켜야 할 것이 있고 그러지 않아도 될 것이 있는데 그 간극을 구분하지 못했다. 물론 클럽이 코로나19의 감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고 일방적으로 몰아세우면 안 된다.
     그리고 생활방역으로 전환되고 나서 클럽 운영자들도 그동안의 영업 손실을 메우기 위해 문을 연 것에 대해서도 비난할 일은 아니다. 도대체 누가 최초의 감염자고 어떤 경로로 전파됐는지 알 수 없는 지경으로 빠져버린 이태원 클럽 사태는 조용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클럽에서 즐긴 젊은이를 비난할 수는 없지만 그날 클럽을 이용했던 7000여명의 인원 가운데 절반 정도가 연락두절이라는 것은 문제가 된다.
     무슨 까닭에 자진해서 검사를 받고 방역에 협조하지 못하는지 전후사정은 짐작할 수 있다. 매스컴을 통해 밝혀지지 않은 무수하게 많은 이야기들이 나도는데 그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이유들로 말미암아 신분이 밝혀지는 것이 두렵다면 클럽 출입의 정당성이 확보되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방역이 세계의 표본이 되고 전 세계가 우리를 부러워하다가 이태원 클럽 사건이 터지고 나서 비웃는 국가들이 생기고 있다. 전 국민이 뼈를 깎는 고통을 견디면서 이뤄낸 성과에 찬물을 끼얹은 이들이 행방을 감추는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아무리 젊음을 마음껏 분출하는 자유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그 자유가 공익을 심각하게 훼손할 경우 용납되지 못한다.
     지금쯤 숨어서 자신의 신분이 노출될까 노심초사하는 젊은이들은 책임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부류들이다. 경찰이 나서서 이들의 생방을 추적하고 있다고 하지만 얼마나 성공을 거두고 2차, 3차 전파를 차단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화란춘성 만화방창도 시간이 흐르면 우수수 낙엽이 돼 떨어지고 스산한 바람에 바스라진다. 흐르는 시간은 잡아둘 수 없지만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워 방종을 저질렀다면 하루빨리 커밍아웃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 젊은이의 용기요 정의다.
TS물류 대표 배태섭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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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