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기 경주 월성에서 신라 무사가 탔던 `기마`...실제 재현품으로 만들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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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재 작성일20-04-09 17:20본문
↑↑ 경주 쪽샘 C10호 목곽묘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말 갑옷을 재현해 낸 모습. 사진제공=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경북신문=장성재기자] 5세기 경주 월성에는 신라 무사들이 120∼136㎝ 제주 한라마 크기의 마갑(말 갑옷)을 입은 기마를 타고 왕궁을 호위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주 쪽샘의 신라고분에서 나온 마갑을 조사한 결과 삼국시대 신라에서는 현재의 조랑말과 유사하거나 조금 큰 정도의 말이 주를 이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09년 경주 쪽샘 C10호 목곽묘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말 갑옷에 대한 10년의 집약된 연구 성과를 종합해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유적Ⅹ-C10호 목곽묘 출토 마주·마갑 조사연구 보고서'를 지난 7일 발간했다고 밝혔다.
↑↑ 경주 쪽샘지구 전경
2009년 경주 쪽샘 C10호 목곽묘 발굴조사 중에 발견된 말 갑옷(전투에서 말의 보호를 위해 착용된 갑옷)은 도굴되지 않은 상태의 완전한 형태를 갖춘 채 출토돼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다.
말 갑옷은 목곽 바닥에 서쪽에서 동쪽방향으로 목·가슴부분, 몸통부분(130cm×100cm), 엉덩이 부분 순의 완전한 형태로 정연하게 깔려있었으며, 재갈, 안장, 등자(발걸이) 등 관련 유물까지 함께 수습돼 신라의 기마문화를 온전히 이해하는 자료가 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09년 발굴조사 당시 이례적으로 고고학 조사와 병행해 740매에 이르는 말 갑옷의 보호를 위한 응급 보존처리를 현장에서 동시에 진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말 갑옷의 보호를 위한 응급 보존처리를 현장에서 동시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온‧습도 유지와 내부오염 방지를 위한 임시 가건물을 설치했으며, 냉난방 등 공조시설을 마련해 최대한 일정 온도가 유지되도록 노력했다. 주위 토양에 10~30cm의 냇돌(냇바닥에 오랜 시간 있으면서 물살에 다듬어진 돌)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말 갑옷의 온전한 수습을 위해 사전에 이와 비슷한 성분의 토양을 대상으로 모의 수습실험을 해보기도 했다. 그 결과 28톤에 이르는 말 갑옷과 주변부 토양을 손상 없이 완벽하게 떼어낼 수 있었다.
발굴조사가 완료된 이후, 약 10년에 걸쳐 말 갑옷에 대한 수습‧보존‧연구를 진행했고, 이번 보고서는 말 갑옷의 고고학적 출토 상황과 그 조사결과를 종합적으로 담은 기록과 노력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도면과 사진, X-ray(엑스레이) 촬영 결과도 함께 수록했고, 각 부위에 대한 내용도 고고학 관점에서 상세하게 풀어내었다. 그리고 약 18개월이 소요된 말 갑옷 수습의 현장 분위기와 이송과정, 보존처리 과정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 경주 쪽샘 c10호 출토 마갑. 사진제공=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 연구를 토대로 말 갑옷 표면에 붙어있는 견‧마 등 직물의 종류를 파악했으며, 더불어 목질 흔적을 토대로 목곽에 사용된 목재가 소나무일 가능성도 확인했다. 삼국 시대 마갑에 대한 이처럼 상세한 종합보고는 국내에서 처음 이루어졌다. 그리고 말 갑옷과 더불어 말 투구, 말갖춤 일체의 복원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담았다. 복원을 위해 그 연결방법과 착장방식에 대해 분석했고, 함께 출토된 재갈, 안장, 등자 등 말 갖춤 일체를 종합해 검토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러한 종합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실제 재현품도 제작했다. 사전 작업으로 말 갑옷 조각들과 같은 크기의 플라스틱 복제품을 먼저 제작해봤으며, 갑옷 크기에 맞는 ‘제주 한라마’를 정해 복제품을 실제로 말에 입혀본 후 그 활동성을 분석하는 작업도 거쳤다. 실제 재현품의 정밀한 착장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현존하는 ‘제주 조랑말’의 계측 자료와 월성 해자 유적에서 출토된 말뼈도 함께 분석했다. 복원된 말 크기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한 말 모형도 갑옷 재현품 착장에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 복제품을 실제로 말에 입혀본 후 활동성을 분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월성해자에서는 5세기 무렵의 말의 뼈가 다수 출토됐고 120.0㎝∼136.0㎝ 전후의 말들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었다"며 "C10호묘에서 출토한 마갑을 실제로 착장한 말들은 현재의 조랑말과 유사하거나 조금 큰 크기의 말들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이러한 크기의 말들이 당시 삼국시대 신라에서는 우량한 품종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결과를 반영해 최종적으로 제작한 이번 재현품은 말 투구·말 갑옷의 구조적 특징, 연결기법, 착장 상태를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와 말 갑옷 재현품으로 올 상반기에 전시를 개최해 학계와 관련 연구자, 일반인들이 고대의 신라 기마문화를 직접 관람할 수 있게 할 계획이며, 전시 외에도 신라 기마문화와 관련된 연구와 활용에 대해서도 앞으로 꾸준히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장성재 blowpaper@naver.com
[경북신문=장성재기자] 5세기 경주 월성에는 신라 무사들이 120∼136㎝ 제주 한라마 크기의 마갑(말 갑옷)을 입은 기마를 타고 왕궁을 호위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주 쪽샘의 신라고분에서 나온 마갑을 조사한 결과 삼국시대 신라에서는 현재의 조랑말과 유사하거나 조금 큰 정도의 말이 주를 이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09년 경주 쪽샘 C10호 목곽묘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말 갑옷에 대한 10년의 집약된 연구 성과를 종합해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유적Ⅹ-C10호 목곽묘 출토 마주·마갑 조사연구 보고서'를 지난 7일 발간했다고 밝혔다.
↑↑ 경주 쪽샘지구 전경
2009년 경주 쪽샘 C10호 목곽묘 발굴조사 중에 발견된 말 갑옷(전투에서 말의 보호를 위해 착용된 갑옷)은 도굴되지 않은 상태의 완전한 형태를 갖춘 채 출토돼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다.
말 갑옷은 목곽 바닥에 서쪽에서 동쪽방향으로 목·가슴부분, 몸통부분(130cm×100cm), 엉덩이 부분 순의 완전한 형태로 정연하게 깔려있었으며, 재갈, 안장, 등자(발걸이) 등 관련 유물까지 함께 수습돼 신라의 기마문화를 온전히 이해하는 자료가 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009년 발굴조사 당시 이례적으로 고고학 조사와 병행해 740매에 이르는 말 갑옷의 보호를 위한 응급 보존처리를 현장에서 동시에 진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말 갑옷의 보호를 위한 응급 보존처리를 현장에서 동시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온‧습도 유지와 내부오염 방지를 위한 임시 가건물을 설치했으며, 냉난방 등 공조시설을 마련해 최대한 일정 온도가 유지되도록 노력했다. 주위 토양에 10~30cm의 냇돌(냇바닥에 오랜 시간 있으면서 물살에 다듬어진 돌)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말 갑옷의 온전한 수습을 위해 사전에 이와 비슷한 성분의 토양을 대상으로 모의 수습실험을 해보기도 했다. 그 결과 28톤에 이르는 말 갑옷과 주변부 토양을 손상 없이 완벽하게 떼어낼 수 있었다.
발굴조사가 완료된 이후, 약 10년에 걸쳐 말 갑옷에 대한 수습‧보존‧연구를 진행했고, 이번 보고서는 말 갑옷의 고고학적 출토 상황과 그 조사결과를 종합적으로 담은 기록과 노력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도면과 사진, X-ray(엑스레이) 촬영 결과도 함께 수록했고, 각 부위에 대한 내용도 고고학 관점에서 상세하게 풀어내었다. 그리고 약 18개월이 소요된 말 갑옷 수습의 현장 분위기와 이송과정, 보존처리 과정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 경주 쪽샘 c10호 출토 마갑. 사진제공=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 연구를 토대로 말 갑옷 표면에 붙어있는 견‧마 등 직물의 종류를 파악했으며, 더불어 목질 흔적을 토대로 목곽에 사용된 목재가 소나무일 가능성도 확인했다. 삼국 시대 마갑에 대한 이처럼 상세한 종합보고는 국내에서 처음 이루어졌다. 그리고 말 갑옷과 더불어 말 투구, 말갖춤 일체의 복원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담았다. 복원을 위해 그 연결방법과 착장방식에 대해 분석했고, 함께 출토된 재갈, 안장, 등자 등 말 갖춤 일체를 종합해 검토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러한 종합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실제 재현품도 제작했다. 사전 작업으로 말 갑옷 조각들과 같은 크기의 플라스틱 복제품을 먼저 제작해봤으며, 갑옷 크기에 맞는 ‘제주 한라마’를 정해 복제품을 실제로 말에 입혀본 후 그 활동성을 분석하는 작업도 거쳤다. 실제 재현품의 정밀한 착장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현존하는 ‘제주 조랑말’의 계측 자료와 월성 해자 유적에서 출토된 말뼈도 함께 분석했다. 복원된 말 크기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한 말 모형도 갑옷 재현품 착장에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 복제품을 실제로 말에 입혀본 후 활동성을 분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월성해자에서는 5세기 무렵의 말의 뼈가 다수 출토됐고 120.0㎝∼136.0㎝ 전후의 말들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었다"며 "C10호묘에서 출토한 마갑을 실제로 착장한 말들은 현재의 조랑말과 유사하거나 조금 큰 크기의 말들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이러한 크기의 말들이 당시 삼국시대 신라에서는 우량한 품종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결과를 반영해 최종적으로 제작한 이번 재현품은 말 투구·말 갑옷의 구조적 특징, 연결기법, 착장 상태를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와 말 갑옷 재현품으로 올 상반기에 전시를 개최해 학계와 관련 연구자, 일반인들이 고대의 신라 기마문화를 직접 관람할 수 있게 할 계획이며, 전시 외에도 신라 기마문화와 관련된 연구와 활용에 대해서도 앞으로 꾸준히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장성재 blowpap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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