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진 문화칼럼] 막걸리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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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교육장 이승진 작성일20-04-02 19:39본문
↑↑ 예천교육장 이승진상주에 오래된 해장국집이 하나 있습니다. 남천식당입니다. 500원 하던 시래깃국이 지금은 2,500원으로 올랐습니다. 이 남천식당에 제가 부러워하는 메뉴'막걸리 한 잔'이 있습니다. 어르신 한 분께서 막걸리 한 잔을 맛있게 드시고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시는 모습은'황야의 무법자'에 나오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뒷모습을 닮았습니다.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맛'과 '멋'의 극치를 보여준 노래가 있습니다. 트로트의 멋과 막걸리의 맛을 동시에 보여준 영탁이 부른 '막걸리 한 잔'입니다.
(1절)온 동네 소문났던 천덕꾸러기 막내아들 장가가던 날 앓던 이가 빠졌다며 덩실 더덩실 춤을 추던 우리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들 많이 컸지요 인물은 그래도 내가 낫지요 (2절)아장아장 아들놈이 어느 새 자라 내 모습을 닮아버렸네 오늘따라 아버지가 보고 싶어서 그날처럼 막걸리 한 잔 아버지 우리 아들 많이 컸지요 인물은 그래도 내가 낫지요
(후렴)고사리 손으로 따라주는 막걸리 한 잔 아버지 생각나네 황소처럼 일만 하셔도 살림살이는 마냥 그 자리 우리 엄마 고생시키는 아버지 원망했어요 아빠처럼 살긴 싫다며 가슴에 대못을 박던 못난 아들을 달래주시며 따라주던 막걸리 한 잔 따라주던 막걸리 한 잔
- 곡명 '막걸리 한 잔' 노래 강진 영탁
작사·작곡 류선우 편곡 임현기
천덕꾸러기 막내아들이 장가가는 날 아버지는 덩실덩실 춤을 추셨을 겁니다. 아버지는 눈물이 나셨을 겁니다. 정이 많고 막걸리 한 잔을 나눌 수 있는 아픈 손가락 막내 장가가는 모습을 꼭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당신보다 훨씬 잘 생기고 대견한 막내아들을 가리키며
(1절) "우리 아들(화자) 많이 컸지요? 인물은 그래도 내(아버지)가 낫지요?"
하셨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에게 아들은 금덩어리입니다. 어떤 경우도 자신보다 잘 생기고 자랑스러운 아들이라는 것을 아버지는 알고 계십니다.
어느 봄날, 아들이 혼자 막걸리 한 잔을 마시고 있을 때 지금 내가 좋아하는 이 안주가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안주인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옵니다. 아버지가 혼자 술을 드시던 그 저녁 무렵의 시간, 아들은 자신이 아버지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 노래에서처럼 '아빠처럼 살긴 싫다'고, '아버지 같은 아버지는 되지 않겠다'고 외치던 그 대못 박던 불효가 뜨거운 눈물로 흘러내리는 저녁이 있습니다. 이 노래를 만든 류선우 작곡가는 서울 출신으로 많지 않은(1970년생)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농주(農酒) 막걸리 한 잔으로 아버지와 아들을 사랑으로 묶어줍니다.
운율, 심상, 주제 면에서 살펴보지 않아도 이 노래는 멋진 시입니다. 2019년 1월 15일에 발매되었던 강진의 원곡에는 2절이 있지만 경선에서 불렀던 영탁의 노래에는 2절이 없었습니다. 1절과 똑같은 아버지의 말씀이 한 번 더 나오는데 그 의미는 차이가 있습니다.
(2절) "우리 아들(화자의 아들) 많이 컸지요? 인물은 그래도 내(화자)가 낫지요?"
세월이 흘러 자신을 닮은 아들놈(아버지의 손자, 화자의 아들)이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고사리 손으로 막걸리를 따라줍니다. 손자의 인물이 할아버지와 아버지보다 낫다는 것을 금방 눈치 챌 수 있습니다. 우리 술 막걸리 한 잔이 감동과 사랑 그리고 화해의 대를 이어주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미스터트롯' 경연에서 아름다운 경북의 청년 영탁은 '막걸리 한잔'을 불러 이 노래가 가지고 있던 아버지를 향한 절절한 마음을 국민 모두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코로나19로 힘을 잃은 대구 경북인들에게 응원의 막걸리 한 잔을 선물했습니다. 거친 것들만 막 걸러내어 막걸리라고 불리는 막걸리 한 잔이 멀게만 느껴졌던 우리의 아버지와 다시 만나게 해 주는 매개가 되었습니다.
힘에 겨운 봄이지만 오늘 밤에는 아버지와 '막걸리 한 잔' 마시는 꿈을 꾸어야겠습니다. 막걸리 한 잔 주-욱 마시고 입 쓰윽 닦으며 다시 일어나야겠습니다.
예천교육장 이승진 kua348@naver.com
'내일은 미스터트롯'에서 '맛'과 '멋'의 극치를 보여준 노래가 있습니다. 트로트의 멋과 막걸리의 맛을 동시에 보여준 영탁이 부른 '막걸리 한 잔'입니다.
(1절)온 동네 소문났던 천덕꾸러기 막내아들 장가가던 날 앓던 이가 빠졌다며 덩실 더덩실 춤을 추던 우리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들 많이 컸지요 인물은 그래도 내가 낫지요 (2절)아장아장 아들놈이 어느 새 자라 내 모습을 닮아버렸네 오늘따라 아버지가 보고 싶어서 그날처럼 막걸리 한 잔 아버지 우리 아들 많이 컸지요 인물은 그래도 내가 낫지요
(후렴)고사리 손으로 따라주는 막걸리 한 잔 아버지 생각나네 황소처럼 일만 하셔도 살림살이는 마냥 그 자리 우리 엄마 고생시키는 아버지 원망했어요 아빠처럼 살긴 싫다며 가슴에 대못을 박던 못난 아들을 달래주시며 따라주던 막걸리 한 잔 따라주던 막걸리 한 잔
- 곡명 '막걸리 한 잔' 노래 강진 영탁
작사·작곡 류선우 편곡 임현기
천덕꾸러기 막내아들이 장가가는 날 아버지는 덩실덩실 춤을 추셨을 겁니다. 아버지는 눈물이 나셨을 겁니다. 정이 많고 막걸리 한 잔을 나눌 수 있는 아픈 손가락 막내 장가가는 모습을 꼭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당신보다 훨씬 잘 생기고 대견한 막내아들을 가리키며
(1절) "우리 아들(화자) 많이 컸지요? 인물은 그래도 내(아버지)가 낫지요?"
하셨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에게 아들은 금덩어리입니다. 어떤 경우도 자신보다 잘 생기고 자랑스러운 아들이라는 것을 아버지는 알고 계십니다.
어느 봄날, 아들이 혼자 막걸리 한 잔을 마시고 있을 때 지금 내가 좋아하는 이 안주가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안주인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옵니다. 아버지가 혼자 술을 드시던 그 저녁 무렵의 시간, 아들은 자신이 아버지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 노래에서처럼 '아빠처럼 살긴 싫다'고, '아버지 같은 아버지는 되지 않겠다'고 외치던 그 대못 박던 불효가 뜨거운 눈물로 흘러내리는 저녁이 있습니다. 이 노래를 만든 류선우 작곡가는 서울 출신으로 많지 않은(1970년생)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농주(農酒) 막걸리 한 잔으로 아버지와 아들을 사랑으로 묶어줍니다.
운율, 심상, 주제 면에서 살펴보지 않아도 이 노래는 멋진 시입니다. 2019년 1월 15일에 발매되었던 강진의 원곡에는 2절이 있지만 경선에서 불렀던 영탁의 노래에는 2절이 없었습니다. 1절과 똑같은 아버지의 말씀이 한 번 더 나오는데 그 의미는 차이가 있습니다.
(2절) "우리 아들(화자의 아들) 많이 컸지요? 인물은 그래도 내(화자)가 낫지요?"
세월이 흘러 자신을 닮은 아들놈(아버지의 손자, 화자의 아들)이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고사리 손으로 막걸리를 따라줍니다. 손자의 인물이 할아버지와 아버지보다 낫다는 것을 금방 눈치 챌 수 있습니다. 우리 술 막걸리 한 잔이 감동과 사랑 그리고 화해의 대를 이어주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미스터트롯' 경연에서 아름다운 경북의 청년 영탁은 '막걸리 한잔'을 불러 이 노래가 가지고 있던 아버지를 향한 절절한 마음을 국민 모두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코로나19로 힘을 잃은 대구 경북인들에게 응원의 막걸리 한 잔을 선물했습니다. 거친 것들만 막 걸러내어 막걸리라고 불리는 막걸리 한 잔이 멀게만 느껴졌던 우리의 아버지와 다시 만나게 해 주는 매개가 되었습니다.
힘에 겨운 봄이지만 오늘 밤에는 아버지와 '막걸리 한 잔' 마시는 꿈을 꾸어야겠습니다. 막걸리 한 잔 주-욱 마시고 입 쓰윽 닦으며 다시 일어나야겠습니다.
예천교육장 이승진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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