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고서 시작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반환 촉구 서명운동` 전국으로 확산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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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현 작성일19-08-25 19:22본문
↑↑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국가 환원 서명 운동을 추진 중인 상주고 2학년 김동윤군. 지우현 기자
[경북신문=지우현기자] 경북 상주시 상주고등학교 학생들로부터 시작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반환 촉구 서명운동이 전 국민으로 확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상주본 소장자 배익기씨와 문화재청의 11년간 공방 끝에 지난 7월 대법원이 "훈민정음 상주본의 소유권은 국가에게 있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상주고 2학년 김동윤(17)군을 중심으로 시와 국민들까지 상주본 찾기 운동에 나선 것이다.
앞서 서명운동을 촉발한 김군과 친구들은 국보급 문화재인 상주본을 개인이 소장하는 것은 결국 문화재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으로 상주본의 진정한 가치를 찾기 위해선 반드시 국가가 소장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김군 등은 8월12일 학교 교직원과 서명운동 협의를 갖고 다음날인 13일부터 전교생 416명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았다. 나아가 다른 학교를 비롯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전국 고등학교로도 서명운동을 확산시키겠다는 계획까지 갖고 있다.
- 한글 창제의 모든게 담긴 상주본… 국가 소유까진 산넘어 산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은 현재 서울간송미술관에 소장된 간송본과 같은 훈민정음 한문 해설서다. 오랫동안 간송본이 훈민정음의 유일한 해설서로 알려져 오다 2008년 배씨가 상주본을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간송본과 상주본은 세종대왕의 지시로 정인지, 성삼문, 최항, 박팽년 등 집현전 학사들이 중심이 돼 전권 33장 1책의 목판본으로 만들었다. 세종대왕이 직접 쓴 서문에 해설이 붙어 있기 때문에 훈민정음 해례본 또는 훈민정음 원본이라고 부른다. 훈민정음의 창제 동기와 의미, 사용법 등을 소개하고 한글의 과학적 우수성을 증명한 해설서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값을 따질 수 없는 문화재로 알려져 있다.
상주본이 천문학적인 금액 이상의 평가를 받으면서 상주본을 공개한 배씨는 오랜 기간 법정 싸움에 휘말리게 된다. 배씨가 상주본을 공개하자 골동품 판매상인 고 조모씨가 "고서 2박스를 30만원에 구입하면서 상주본을 몰래 가져갔다"며 배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부터다.
소송은 조씨의 승소로 확정됐고 조씨는 상주본 소유권을 국가에 기증했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배씨의 상주본 절도 혐의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1심은 배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힌 뒤 대법원이 이를 확정하면서 상주본을 받아내기 위한 배씨와 문화재청간의 또다른 법정 싸움에 진행된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법원의 '국가 소유' 확정 판결로 배씨로부터 상주본을 받아낼 명분은 생겼지만 현재 상주본은 오리무중으로 문화재청의 강제집행 말고는 찾을 방도가 없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 세 차례 정도 배씨에게 공문을 보낸 뒤에도 거부할 경우 법원에 강제집행을 요청해 압수수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 상주본 반환 힘보태자… 청소년들이 나선 반환운동
"상주본이 국가에 반환될 수 있도록 지역민으로서 힘을 보태고 싶다"
상주본 국가반환 서명운동을 처음으로 생각해 낸 김군의 의지는 흔들림이 없었다. 개인의 손에서 언제 어떻게 훼손될 지 모를 국보급 문화재를 국가가 관리해 한글의 중요성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서명운동은 이제 학교와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김군은 배씨가 공개한 상주본과 관련해 한글의 창제 과정이 간송본에 있지 않은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주본은 지역의 가장 큰 자랑거리라 여겼다. 그렇기에 상주본은 개인이 보관하는 것이 아닌 국가의 관리하에 국민들에게 공개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배씨의 집에 화재가 발생해 상주본의 일부가 훼손됐다는 사실까지 접하면서 이같은 생각은 더욱 굳히게 됐다.
하지만 김군을 본격적으로 움직이게 한 것은 영화 '나랏말싸미'였다. 비록 신미스님의 주도하에 한글이 창제됐다는 역사적 왜곡으로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김군에게 이 영화는 그저 '한글'의 중요성이 가장 크게 다가왔다. 여기에 최근 상주본의 소유권은 국가에게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까지 접하게 되면서 '상주본' 되찾기 운동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김군은 "상주본 공개 문제가 어른들만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우리들도 목소리를 내게 됐다"며 "서명 캠페인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청화대의 적극적인 관심과 개입을 이끌어내는 등 상주본이 국가에 반환될 수 있도록 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김군은 먼저 친구들에게 지역의 자랑거리를 더 이상 어느 개인의 손에 맡겨 제 빛을 보지 못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서명운동을 이끌어내자는 자신의 뜻을 알렸다. 이후 친구들과 교무실을 찾아가 담임선생님과 교직원들에게 상주본 되찾기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고 학교서도 흔쾌히 김군의 뜻을 수락했다.
상주고 정창배 교장은 "서명운동은 학교나 경북도교육청에서 전혀 관여하는 것 없이 전적으로 학생들의 의지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며 "그만큼 학생들이 상주본의 국가 반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김군을 비롯한 상주고 학생들은 서명을 모아 배씨에게 전달한 뒤에도 현재 진행 중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서명운동을 다른학교와 시민 나아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상주고 서명운동에 다른 지역 학교들도 속속 동참하고 있다. 서울 해성여고는 상주본 반환운동과 관련 SNS 및 교내 캠페인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외 여러 학교서도 김군의 상주본 반환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와 상주본 반환 서명운동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우현 uhyeon6529@daum.net
[경북신문=지우현기자] 경북 상주시 상주고등학교 학생들로부터 시작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반환 촉구 서명운동이 전 국민으로 확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상주본 소장자 배익기씨와 문화재청의 11년간 공방 끝에 지난 7월 대법원이 "훈민정음 상주본의 소유권은 국가에게 있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상주고 2학년 김동윤(17)군을 중심으로 시와 국민들까지 상주본 찾기 운동에 나선 것이다.
앞서 서명운동을 촉발한 김군과 친구들은 국보급 문화재인 상주본을 개인이 소장하는 것은 결국 문화재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으로 상주본의 진정한 가치를 찾기 위해선 반드시 국가가 소장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김군 등은 8월12일 학교 교직원과 서명운동 협의를 갖고 다음날인 13일부터 전교생 416명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았다. 나아가 다른 학교를 비롯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전국 고등학교로도 서명운동을 확산시키겠다는 계획까지 갖고 있다.
- 한글 창제의 모든게 담긴 상주본… 국가 소유까진 산넘어 산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은 현재 서울간송미술관에 소장된 간송본과 같은 훈민정음 한문 해설서다. 오랫동안 간송본이 훈민정음의 유일한 해설서로 알려져 오다 2008년 배씨가 상주본을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간송본과 상주본은 세종대왕의 지시로 정인지, 성삼문, 최항, 박팽년 등 집현전 학사들이 중심이 돼 전권 33장 1책의 목판본으로 만들었다. 세종대왕이 직접 쓴 서문에 해설이 붙어 있기 때문에 훈민정음 해례본 또는 훈민정음 원본이라고 부른다. 훈민정음의 창제 동기와 의미, 사용법 등을 소개하고 한글의 과학적 우수성을 증명한 해설서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값을 따질 수 없는 문화재로 알려져 있다.
상주본이 천문학적인 금액 이상의 평가를 받으면서 상주본을 공개한 배씨는 오랜 기간 법정 싸움에 휘말리게 된다. 배씨가 상주본을 공개하자 골동품 판매상인 고 조모씨가 "고서 2박스를 30만원에 구입하면서 상주본을 몰래 가져갔다"며 배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부터다.
소송은 조씨의 승소로 확정됐고 조씨는 상주본 소유권을 국가에 기증했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배씨의 상주본 절도 혐의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1심은 배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힌 뒤 대법원이 이를 확정하면서 상주본을 받아내기 위한 배씨와 문화재청간의 또다른 법정 싸움에 진행된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법원의 '국가 소유' 확정 판결로 배씨로부터 상주본을 받아낼 명분은 생겼지만 현재 상주본은 오리무중으로 문화재청의 강제집행 말고는 찾을 방도가 없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앞으로 세 차례 정도 배씨에게 공문을 보낸 뒤에도 거부할 경우 법원에 강제집행을 요청해 압수수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 상주본 반환 힘보태자… 청소년들이 나선 반환운동
"상주본이 국가에 반환될 수 있도록 지역민으로서 힘을 보태고 싶다"
상주본 국가반환 서명운동을 처음으로 생각해 낸 김군의 의지는 흔들림이 없었다. 개인의 손에서 언제 어떻게 훼손될 지 모를 국보급 문화재를 국가가 관리해 한글의 중요성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서명운동은 이제 학교와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김군은 배씨가 공개한 상주본과 관련해 한글의 창제 과정이 간송본에 있지 않은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주본은 지역의 가장 큰 자랑거리라 여겼다. 그렇기에 상주본은 개인이 보관하는 것이 아닌 국가의 관리하에 국민들에게 공개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배씨의 집에 화재가 발생해 상주본의 일부가 훼손됐다는 사실까지 접하면서 이같은 생각은 더욱 굳히게 됐다.
하지만 김군을 본격적으로 움직이게 한 것은 영화 '나랏말싸미'였다. 비록 신미스님의 주도하에 한글이 창제됐다는 역사적 왜곡으로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김군에게 이 영화는 그저 '한글'의 중요성이 가장 크게 다가왔다. 여기에 최근 상주본의 소유권은 국가에게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까지 접하게 되면서 '상주본' 되찾기 운동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김군은 "상주본 공개 문제가 어른들만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우리들도 목소리를 내게 됐다"며 "서명 캠페인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청화대의 적극적인 관심과 개입을 이끌어내는 등 상주본이 국가에 반환될 수 있도록 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김군은 먼저 친구들에게 지역의 자랑거리를 더 이상 어느 개인의 손에 맡겨 제 빛을 보지 못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서명운동을 이끌어내자는 자신의 뜻을 알렸다. 이후 친구들과 교무실을 찾아가 담임선생님과 교직원들에게 상주본 되찾기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고 학교서도 흔쾌히 김군의 뜻을 수락했다.
상주고 정창배 교장은 "서명운동은 학교나 경북도교육청에서 전혀 관여하는 것 없이 전적으로 학생들의 의지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며 "그만큼 학생들이 상주본의 국가 반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김군을 비롯한 상주고 학생들은 서명을 모아 배씨에게 전달한 뒤에도 현재 진행 중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서명운동을 다른학교와 시민 나아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상주고 서명운동에 다른 지역 학교들도 속속 동참하고 있다. 서울 해성여고는 상주본 반환운동과 관련 SNS 및 교내 캠페인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외 여러 학교서도 김군의 상주본 반환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와 상주본 반환 서명운동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우현 uhyeon652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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