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관 특별기고] 침 발린 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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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문가 고영관 작성일21-04-15 19:23본문
↑↑ IT전문가 고영관내가 어릴 적의 얘기다. 처참한 한국전쟁 직후였기 때문에, 가난한 서민들은 조금이라도 빈 땅만 보이면 닥치는 대로 일구어 뭐라도 가꾸어 먹지 않으면 안 되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당시 나는 겨우 초딩이를 면할 나이였지만, 노동 현장에 동원되어 내 키만큼이나 되는 큰 삽을 들고 형님과 함께 밭을 일구고 있었는데, 불과 수 년 전만 해도 치열한 전장터였던 그곳이라 불발된 포탄이나 쇳덩이 파편들이 자주 땅속에서 발견되곤 하였었다.
그러나 그 때 우리는 전쟁이 남겨놓은 탄피나 녹 쓴 철편들을 발견할 때 마다, 마치 심마니들이 산삼을 발견한 만큼이나 오히려 그런 고철덩이를 반기게 된다. 왜냐하면 그런 고철덩이를 주로 수거해 가던 엿장수들로부터, 먹을 것이 너무 귀하던 그 때 그 시절로서는 그 기막힌 맛의 엿을 바꾸어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밭고랑에서 캐어 낸 그 고철로 엿을 바꾸었는데, 그 때 심술궂은(?) 우리 형님께서 갑자기 혀를 길게 내밀더니 엿가락에다 침을 발라버리는 게 아닌가? 물론 반드시 나이 어린 동생과 엿을 나누어 먹기가 싫어서 한 행동이라기보다는, 당시 결벽증 등 강박증세가 좀 심했던 것 같은 나를 놀려주려는 우리 형님의 장난기였으리라 기억하고는 있지만, 어쨌든 간에 나는 그 때 그 탐나는 먹거리 엿을 먹지 못한 채, 애써 터져 나오려는 울음보를 참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 기성 정치인들, 특히 기득권 정치인들은 최대한 국민들이 정치를 혐오하게 만듦으로서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그들이 흥건히 발라 놓은 침 뭍은 엿을 그들만이 독식해 보려는 전략이 아닌지 모르겠다.
선거철만 되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정치인들에 관한 갖가지 추문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모두 정치인들에 대한 혐오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들이 아닌가?
거짓을 말하고 진실이라 우기고, 진실을 말해도 거짓이라 공격한다. 거짓과 진실을 구분해보려는 노력 또한 악의적 비판대 위에 올려져, 너 나 없이 흙탕물을 뒤집어쓰게 함으로써, 선과 악의 구분 자체를 할 수 없도록 만든다.
평범한 사람들은 일생동안 중노동을 해도 도저히 손에 한 번 쥐어보기조차 어려운 거금을, 책상위에 다리를 걸친 채 전화 한 통으로 벌어들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디선가 재빠르게 어떤 정보를 입수하고 돈을 투기한 후 잠시만 기다리면 금방 수 십 억 원의 거금이 굴러들어 온다.
그리고 조상에게 물려받았든 혹은 우연히 헐값으로 소유권을 가졌던 간에, 쓸모없이 버려져 있던 황무지도 권력만 작용하면 순식간에 금싸라기 땅으로 변모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침 발린 엿을 더럽다하여 외면하고 있는 사이, 그들은 우리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다른 삶의 방식을 구축해 놓은 것이며, 타워펠리스와 쪽방촌, 강남인과 비강남인이라는 상징적 구분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또 모두가 연대한다. 조선시대보다 더 심한 빈부격차와 인도의 카스트 제도보다 더 심할 것 같은 계급사회를 구축해온 사람들이, 21세기 이 시대에 가장 부르짖는 구호가 바로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개발독재 시대의 특혜를 가장 많이 받아 기득권이 된 사람들일수록 오늘날 독재 타도를 더욱 소리 높여 외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어느 대통령이, 특권계층의 첨병이자 사관학교로 전락한 특정 대학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지만, 그들의 기득권 연대는 더욱 강화되어 온 것이 사실이고, 수많은 민중들이 광장으로 몰려나가 이루어낸 정권이지만, 대통령 한 사람 바뀐 것 외에, 여 야 정치인들은 물론 공직사회가 바뀐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기득권에게 개혁이야말로 가장 큰 반동일 터인즉, 그들의 개혁 대상은 오히려 그들이 구축해 놓은 계급사회에 저항하는 반동(反動) 민중세력임을 모두 알았으면 좋겠다.
IT전문가 고영관 kua348@naver.com
당시 나는 겨우 초딩이를 면할 나이였지만, 노동 현장에 동원되어 내 키만큼이나 되는 큰 삽을 들고 형님과 함께 밭을 일구고 있었는데, 불과 수 년 전만 해도 치열한 전장터였던 그곳이라 불발된 포탄이나 쇳덩이 파편들이 자주 땅속에서 발견되곤 하였었다.
그러나 그 때 우리는 전쟁이 남겨놓은 탄피나 녹 쓴 철편들을 발견할 때 마다, 마치 심마니들이 산삼을 발견한 만큼이나 오히려 그런 고철덩이를 반기게 된다. 왜냐하면 그런 고철덩이를 주로 수거해 가던 엿장수들로부터, 먹을 것이 너무 귀하던 그 때 그 시절로서는 그 기막힌 맛의 엿을 바꾸어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밭고랑에서 캐어 낸 그 고철로 엿을 바꾸었는데, 그 때 심술궂은(?) 우리 형님께서 갑자기 혀를 길게 내밀더니 엿가락에다 침을 발라버리는 게 아닌가? 물론 반드시 나이 어린 동생과 엿을 나누어 먹기가 싫어서 한 행동이라기보다는, 당시 결벽증 등 강박증세가 좀 심했던 것 같은 나를 놀려주려는 우리 형님의 장난기였으리라 기억하고는 있지만, 어쨌든 간에 나는 그 때 그 탐나는 먹거리 엿을 먹지 못한 채, 애써 터져 나오려는 울음보를 참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 기성 정치인들, 특히 기득권 정치인들은 최대한 국민들이 정치를 혐오하게 만듦으로서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그들이 흥건히 발라 놓은 침 뭍은 엿을 그들만이 독식해 보려는 전략이 아닌지 모르겠다.
선거철만 되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정치인들에 관한 갖가지 추문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모두 정치인들에 대한 혐오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들이 아닌가?
거짓을 말하고 진실이라 우기고, 진실을 말해도 거짓이라 공격한다. 거짓과 진실을 구분해보려는 노력 또한 악의적 비판대 위에 올려져, 너 나 없이 흙탕물을 뒤집어쓰게 함으로써, 선과 악의 구분 자체를 할 수 없도록 만든다.
평범한 사람들은 일생동안 중노동을 해도 도저히 손에 한 번 쥐어보기조차 어려운 거금을, 책상위에 다리를 걸친 채 전화 한 통으로 벌어들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디선가 재빠르게 어떤 정보를 입수하고 돈을 투기한 후 잠시만 기다리면 금방 수 십 억 원의 거금이 굴러들어 온다.
그리고 조상에게 물려받았든 혹은 우연히 헐값으로 소유권을 가졌던 간에, 쓸모없이 버려져 있던 황무지도 권력만 작용하면 순식간에 금싸라기 땅으로 변모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침 발린 엿을 더럽다하여 외면하고 있는 사이, 그들은 우리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다른 삶의 방식을 구축해 놓은 것이며, 타워펠리스와 쪽방촌, 강남인과 비강남인이라는 상징적 구분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또 모두가 연대한다. 조선시대보다 더 심한 빈부격차와 인도의 카스트 제도보다 더 심할 것 같은 계급사회를 구축해온 사람들이, 21세기 이 시대에 가장 부르짖는 구호가 바로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개발독재 시대의 특혜를 가장 많이 받아 기득권이 된 사람들일수록 오늘날 독재 타도를 더욱 소리 높여 외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어느 대통령이, 특권계층의 첨병이자 사관학교로 전락한 특정 대학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지만, 그들의 기득권 연대는 더욱 강화되어 온 것이 사실이고, 수많은 민중들이 광장으로 몰려나가 이루어낸 정권이지만, 대통령 한 사람 바뀐 것 외에, 여 야 정치인들은 물론 공직사회가 바뀐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기득권에게 개혁이야말로 가장 큰 반동일 터인즉, 그들의 개혁 대상은 오히려 그들이 구축해 놓은 계급사회에 저항하는 반동(反動) 민중세력임을 모두 알았으면 좋겠다.
IT전문가 고영관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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