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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방역 방해 `무죄` 횡령은 `집행유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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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작성일21-01-1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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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지난해 11월 18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경북신문=김범수기자]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89) 총회장의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횡령과 업무방해 등 다른 혐의 일부는 유죄로 판단해 이 총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감염병예방법에 의하면 역학조사는 ‘감염병환자등의 발생 규모 파악, 감염원 추적,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원인 규명을 위한 활동’을 말한다"며 "역학조사의 내용, 시기, 방법에 대해서는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시행령에서 정하는 역학조사의 내용은 감염병 환자 등 인적사항, 발병일, 발병장소, 감염원인, 감염경로, 환자의 진료기록 및 그 외 감염병 원인 규명과 관련된 사항으로 정하고 있다"며 "역학조사 방법은 설문조사, 면접조사, 인체나 환경 또는 매개 곤충이나 동물의 검체 채취 및 시험, 의료기록 조사 및 의사 면접으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제출을 요구한 것은 감염병환자등의 인적사항이나 발병장소에 대한 것이 아니라 감염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신천지 시설과 교인명단을 요구한 것이므로 역학조사의 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검사는 역학조사를 위한 자료수집 또한 역학조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역학조사는 인적사항, 방문장소, 만난 사람 등에 관한 정보가 노출돼 개인의 사생활 보장에 관한 기본권을 제한하고, 형사처벌의 전제가 되므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범위를 확장해 해석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지난해 2월 대구지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이른바 코로나19 1차 대유행과 관련, 법원이 이 총회장의 핵심혐의인 방역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이와 유사한 역학조사 방해 사건에도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특히 대구시가 제기한 신천지 대구교회 최명석(52) 담임목사 등 관리자 8명에 대한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당초 이들의 1심 선고공판이 15일 이었으나 27일로 연기돼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법원은 이 총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업무방해 등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신천지 자금 52억원 상당으로 가평 '평화의 궁전' 부지매입과 건축대금을 치렀으므로 신천지 자금을 횡령한 것에 해당한다"며 "신천지 행사는 월 1회도 열리지 않았고, 개인 침실 등이 있던 점을 보면 개인 거주 목적 공간임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 총회장이 해외 순회 강연 경비 등으로 6억원 상당의 교회 돈을 횡령한 점에 대해서도 유죄로 봤다.

신천지 행사를 위해 허가 없이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시설을 이용한 혐의에 대해서는 "화성지역 경기장을 사용한 공소사실 외에는 과거 검찰이 수사 후 불기소 처분한 것인데 과거 결정을 뒤집고 기소를 해 이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이 총회장과 함께 기소된 다른 피고인 3명에 대해서는 각각 벌금 200만원, 100만원,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지난 달 9일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총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신천지 측의 위법행위로 방역 골든타임을 놓치게 해 국민이 위험에 노출됐다"며 "공권력을 무시하고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 9월 3일 시작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약 4개월여 동안 공판준비기일 3차례, 공판기일 15차례 등 총 18차례에 걸쳐 재판이 진행됐다.

이 총회장은 지난해 8월 구속기소됐다가 같은 해 11월 법원의 보석 허가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 총회장은 이날 재판이 시작되기 10여 분 전에 휠체어를 탄 채 마스크를 착용하고 법정에 들어왔다. 백발의 이 총회장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피고인석에서 변호인들과 함께 재판이 시작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신천지 총회본부는 판결 직후 방역활동 방해 혐의 무죄 판결에 대해선 환영의 뜻을 전하면서 일부 유죄 판결에 대해선 즉각 항소의 방침을 밝혔다.

신천지는 13일 공식성명을 통해 “감염병예방법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의 판단을 환영한다”며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총회장의 횡령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데 대해서는 “깊은 유감”이라며 "무죄가 선고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항소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다시 한번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고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김범수   news12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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