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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호 수요칼럼] 나는 과연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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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 작성일21-01-0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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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호사람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길이 있다. 자의든, 타의든 가야 할 이정표가 있다. 흔히들 이것을 팔자나 운명이라고 단정하기도 하지만 얼마간의 선택권도 주어져 있는 것 같다. 모두가 행복하고 편안하게 살아가고픈 욕망은 한결같은데, 여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질질 끌려가며 살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인생 노정을 여러 면에다 비유해 엮어놓은 '인생론'들이 많다. 외로우면서도 철저하게, 그리고 조용하면서도 지혜롭게 살아온 많은 선현들이 그림자가 큰 교훈이 되고, 인생의 좌표가 되어서 사람들마다 그 길을 흠모해 오고 있다.
 
  성인들의 대부분이 종교의 구도자로서, 또는 군중의 지도자로 자신의 영광과 삶 자체를 아주 무시하고, 희생해 가면서 외길을 걸었는데 우리 주변에 그런 성현들이 많지 않은 것이 불행일 것이다. 필자는 수십년 전에 인류문명의 발달과정의 시발점인 '비단길(실크로드)'인 터키 이스탄불에서 중국 남서부서장자치구인 티벳(Tibet)에 간 적이 있다. 인도와 네팔을 접경하고 있는 고산지대에 물질문명에 찌들어버린 인간성의 회복을 위한 선구자적 길을 걷고 있는 티벳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살고 있는 곳이다.
 
  달라이라마는 '지혜의 큰 바다'라는 뜻을 지닌 고독 속에 갇혀있는 고령인 비운의 승려이다. 그의 소년기는 잘 알 수 없지만 티벳 민족의 고난의 역사를 상징하는 망명 60여 년. 그의 한 많은 인생의 길은 한 마디로 가시밭 길이요 풍랑의 노정으로 계속 되었다. 그러면서도 미래는 현재이며, 오늘에 미래가 달려있다고 주장한 그는, 고향에 돌아가서 평화롭게 사는 것에 삶의 마지막 소망임을 역설한 바 있다.
 
  용맹스러운 유목민족의 후예답게 불운했던 과거의 길이 그렇게도 참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그러나 "내 삶의 무대는 나의 길이요, 우리 티벳 민족의 길"임을 강조한 그의 삶과 역사에 모두가 찬사를 보내며 그에게 노벨평화상을 주게 되었는지 모른다.
 
  이 지구상에서 가장 살기 어려운 땅에 태어난 그는, 14세 어린 나이에 이미 300만 티벳 민족의 정신적 개척자의 길에 들어섰다. 티벳은 4천미터 이상의 고원지대로 이루어진 옛 중국 한나라 후손임을 역사의 도처에서 밝히고 있다. 강한 의지를 약한 몸체로 만드는 것은 세월의 힘이라 할지라도 비운의 지도자인 그는 정신 자세와 그 삶의 길을 더욱 공고하게 다져왔다. 그는 마침내 망명의 길을 택하지 않을 수 없었던가 보다.
 
  그는 관음보살의 화신이요, 전생자임을 철저히 믿는 그 신앙의 길이, 민족들의 가슴에 와 닿는 숨결만큼 뜨거운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는 시간의 화살로 남길 수 없는 불행을, 시간의 추억으로 남기려는 강인한 인생의 길이 역시 수난의 길임을 단호히 인정한 탓일까? 생활사정이야 어떻든지 간에 우리들 각자는,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인간인데도 영원한 평행선을 이루며 그 종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사람은 저마다 던져진 주사위를 숙명처럼 여기고 묵묵히 이별의 종착역을 향해 하루하루 곶감 빼먹으며 삶의 의욕을 차츰 잃어가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과거는 쌓이고, 미래는 좁아진다. 그래서 종교에 몸을 얹고 생의 여정을 재정비하고 즐겁고 안락한 길을 닦아 가지만 더러는 급습되는 날벼락에 의지가 꺽이고, 어처구니 없는 현실을 만나게 된다. 이때 인간은 허망한 가슴에 희망이 끊어진다. 가난하게 살면서도 인생을 맛있고, 멋있게 사는 길도 있다.
 
  마음조차 가난하기는 싫다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고통스러워 하는 것은 물질의 빈곤이 아니라, 사랑과 관심의 빈곤이다. 슈바이쳐 박사나 데레사 수녀같은 분은 자신의 인생길을 제대로 거쳐간 사람들이다. 우리 모두는 길 떠나는 나그네다. 내 삶의 영원한 안식처는 어디이며 내 생명의 불꽃과 죽음과 더불어 영원히 소멸되며 저 피안의 세계에는 새로운 생명이 다시 계속되는가? 멀리서 이태리의 영화음악 '길'의 주제가인 젤소미나의 구성진 색소폰 음률이 퍼져오고 있다.
 
  오늘도 번민과 고통속에 하루의 해가 저물곤한다. 내일은 나에게 어떤 길이 열릴 것인가? 기도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그리고 진지하게 나의 삶의 길을 찾아 깊이 생각하는 마음으로 밤을 맞이하고 싶다.
논설고문·교육행정학박사 손경…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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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