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관 특별기고] 게임의 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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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전문가 고영관 작성일20-11-08 20:03본문
↑↑ T전문가 고영관일곱 살과 다섯 살, 두 손주 녀석이 윷놀이 게임을 하고 있다. 초반에는 큰 녀석이 우세해 보이더니, 중반에 가서 작은 녀석이 연이어 '모'를 잡으며 승리를 굳히는 듯싶었다. 그런데, 작은 녀석의 마지막 말(馬)이 결승점에 막 다가서려 하는 순간, 이번엔 큰 놈이 연이어 사리를 내어, 작은 놈의 막동을 잡아버림으로써 다시 판세가 뒤집힌다. 그러자 약이 오른 작은 놈이 그만 윷판을 엎어버리고 게임의 무효를 선언하는 바람에 싸움판이 벌어지고 말았다.
세계 패권국인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지켜보며, 내가 왜 코흘리개 우리 손주들의 윷놀이 게임을 연상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양쪽이 공히 사실상의 승리를 주장하는가 하면, 개표 결과가 불리해 보이는 편에서는 갑자기 개표 중단 소송을 내고, 선거 결과에 불복을 선언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자신의 득표는 정당하지만, 상대편의 득표는 부당하여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 같은데, 가히 점입가경이 아닌가?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은 주권자인 국민이 선출한다. 더구나 자유 민주 진영의 리더임을 자처하는 미국이란 나라에서 왜 자기 나라의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선출하지 않고, 일종의 간접 선거 제도라고도 볼 수 있는 선거인단 제도를 취하였을까?
민주주의 제도 시행의 기본 절차인 다수결(多數決)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소수자(少數者)의 권리도 고려되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기실 그것은 애시당초 대영제국의 식민지에 불과했던 미국이 영국에서 분리 독립되는 과정에서, 미국의 각 지역을 장악하고 있던 지방 세력들의 자존심과 기득권을 포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시작된 제도였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인데, 오래된 역사를 가진 미국의 선거인 투표 제도가 21세기 오늘날까지도 과연 합리적 선거 제도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여성들이나 흑인들은 피선거권(被選擧權)은 물론 투표권조차 가질 수 없었다는 사실을 아는지?
그러니까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를 표방하면서도 참정권은 오롯이 지배계층에 해당하는 백인 남성들의 몫일뿐이었고, 더구나 유색인종(有色人種)들은 기본적인 인권은 고사하고, 가축과 유사하게 사고 팔 수도 있는 백인들의 사유재산에 불과 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백인 우월주의 의식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엿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미국의 헌법이 아무리 박애와 평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다 명시하여도, 미국 주류사회 백인들의 의식까지 그럴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오산일 것이며, 그들이 가진 우월주의 잠재의식이 가장 적나라하게 표출된 결과가 바로 지난 미국의 대선 결과에 다름 아닐 것이다.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는 매우 짧다. 그러나 그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 세계 어느 선진국에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을 만큼 민주사회를 이루었다는 것이 나만의 편향된 시각인지는 모르지만, 이번 미국의 대선(大選) 추이를 지켜보면서 과연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민주주의가 반드시 미국식이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역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성조기를 몸에 두르고 '팍스아메리카나'를 외치는 사람들의 동질성과 정의가 과연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세계인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초강대국 미국 시민들의 집단지성이 시험대에 오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그 어떤 나라의 애국도 인류공동체의 공존을 위한 룰(Rule) 속에서만 가능할 것이며, 정의(正義)란 인종과 국적에 따라 달리 정의(定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T전문가 고영관 kua348@naver.com
세계 패권국인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지켜보며, 내가 왜 코흘리개 우리 손주들의 윷놀이 게임을 연상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양쪽이 공히 사실상의 승리를 주장하는가 하면, 개표 결과가 불리해 보이는 편에서는 갑자기 개표 중단 소송을 내고, 선거 결과에 불복을 선언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자신의 득표는 정당하지만, 상대편의 득표는 부당하여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 같은데, 가히 점입가경이 아닌가?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은 주권자인 국민이 선출한다. 더구나 자유 민주 진영의 리더임을 자처하는 미국이란 나라에서 왜 자기 나라의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선출하지 않고, 일종의 간접 선거 제도라고도 볼 수 있는 선거인단 제도를 취하였을까?
민주주의 제도 시행의 기본 절차인 다수결(多數決)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소수자(少數者)의 권리도 고려되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기실 그것은 애시당초 대영제국의 식민지에 불과했던 미국이 영국에서 분리 독립되는 과정에서, 미국의 각 지역을 장악하고 있던 지방 세력들의 자존심과 기득권을 포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시작된 제도였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인데, 오래된 역사를 가진 미국의 선거인 투표 제도가 21세기 오늘날까지도 과연 합리적 선거 제도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여성들이나 흑인들은 피선거권(被選擧權)은 물론 투표권조차 가질 수 없었다는 사실을 아는지?
그러니까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를 표방하면서도 참정권은 오롯이 지배계층에 해당하는 백인 남성들의 몫일뿐이었고, 더구나 유색인종(有色人種)들은 기본적인 인권은 고사하고, 가축과 유사하게 사고 팔 수도 있는 백인들의 사유재산에 불과 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백인 우월주의 의식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엿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미국의 헌법이 아무리 박애와 평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다 명시하여도, 미국 주류사회 백인들의 의식까지 그럴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오산일 것이며, 그들이 가진 우월주의 잠재의식이 가장 적나라하게 표출된 결과가 바로 지난 미국의 대선 결과에 다름 아닐 것이다.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는 매우 짧다. 그러나 그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금 세계 어느 선진국에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을 만큼 민주사회를 이루었다는 것이 나만의 편향된 시각인지는 모르지만, 이번 미국의 대선(大選) 추이를 지켜보면서 과연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민주주의가 반드시 미국식이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역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성조기를 몸에 두르고 '팍스아메리카나'를 외치는 사람들의 동질성과 정의가 과연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세계인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초강대국 미국 시민들의 집단지성이 시험대에 오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그 어떤 나라의 애국도 인류공동체의 공존을 위한 룰(Rule) 속에서만 가능할 것이며, 정의(正義)란 인종과 국적에 따라 달리 정의(定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T전문가 고영관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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