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과로사 의문에 택배사 대표 한 명도 못 부른 환노위…맹탕 국감 우려 > 실시간

본문 바로가기


실시간
Home > 건강 > 실시간

잇단 과로사 의문에 택배사 대표 한 명도 못 부른 환노위…맹탕 국감 우려

페이지 정보

이인수 작성일20-10-20 18:03

본문

[경북신문=이인수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가 최근 택배 노동자들의 잇단 '과로사 추정' 사망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과 대책 촉구를 위해 택배회사 대표들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려 했으나 불발되면서 '맹탕 국감' 우려가 나온다.
   택배노조는 정치권이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를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며 강력 규탄했다.
   20일 환노위에 따르면 여야 환노위 간사인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밤 전체회의에서 CJ대한통운, 한진택배, 쿠팡 대표 등을 오는 26일 종합감사 증인으로 세우는 데 실패했다.
   종합감사 증인과 참고인 신청을 위해서는 여야 간사가 일주일 전까지 합의해 전체회의에서 의결해야 하는데, 여야 간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앞서 지난 8일 CJ대한통운 소속 택배 노동자 김모(48)씨가 사망한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한진택배 소속 김모(36)씨와 쿠팡 물류센터 택배포장 업무담당 장모(27)씨가 잇따라 숨지자 환노위 위원들은 택배회사 대표들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국감 기간에만 3명이 죽었다. CJ대한통운 대표 외에도 한진택배, 쿠팡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했고, 같은 당 이수진 의원도 "더 이상 노동자가 일하다 죽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환노위 위원들의 이 같은 요구는 여야 간사 간 협상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에서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의원을 겨냥해 이스타항공 관련 증인을 요구하면서다.
   임이자 의원은 "이상직도 부르고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도 부르고 CJ대한통운 대표도 부르자"고 했다. 반면 안호영 의원은 "정쟁으로 흐르지 않게 정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반대했다.
   이에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이 의원과 한진택배·CJ대한통운 대표 모두 부르면 되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다만 여야 간사는 엄성환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전무를 증인으로 세우는 데는 합의했다. 아울러 CJ대한통운에 대해서는 오는 21일 강남물류센터 현장시찰에서 박근희 대표를 부르는 것으로 갈음하기로 했다.
   그러나 실질적 책임과 권한이 있는 택배회사 대표들은 증인으로 단 1명도 채택되지 않으면서 마지막 국감인 종합감사가 '반쪽짜리'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택배 노동자들의 잇단 사망 사고와 관련해 택배회사 대표들을 대상으로 사실 관계를 철저히 따지고 재발 방지책을 촉구해야 하지만 사실상 김이 빠졌다는 것이다.
   특히 CJ대한통운 현장시찰의 경우 1시간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얼마나 깊이 있는 질의와 답변이 나올지도 의문이다. 이마저도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여론의 질타를 피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택배 노동자의 처우 개선 등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에 정치권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얽매여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꼴"이라며 "결국 택배 노동자들의 희생만 계속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도 성명서를 내고 "환노위는 CJ대한통운 대표를 비롯한 택배회사 대표들의 국감 증인 채택을 포기했다"며 "증인 채택이 물 건너 가면서 결국 국감은 속빈 강정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대책위는 "국민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길 바라고 있다"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은 오직 택배회사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특히 "택배회사 대표들의 국감 증인 채택이 무산된 배경에는 국민의힘의 무리한 요구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택배 노동자 과로사 문제를 정쟁의 도구로 삼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인수   lis6302 @hanmail.ne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