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피살 공무원 아들, 文대통령에게 ˝아빠 죽임 당할때 나라는 뭘 하고 있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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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작성일20-10-06 10:32본문
↑↑ 서해 소연평도 해역에서 북한군의 총격에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아들이 작성한 자필편지
[경북신문=김영식기자] 지난달 서해 소연평도 해역에서 북한군 총격에 의해 피살된 해수부 공무원의 아들 이모군이 ‘월북’이라는 정부 발표에 반박하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친필 편지가 공개됐다.
숨진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 씨는 지난 5일 조카 B군의 자필 편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께 올립니다"로 시작된 B군의 편지에서 자신을 "북한군에게 억울하게 피격당한 공무원 아들"로 소개하면서 "현재 고2에 재학 중이며, 여동생은 이제 여덟살로 초등학교 1학년"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빠와) 여느때와 다름없이 통화를 했고 동생에게는 며칠 후에 집에 오겠다며 화상통화까지 했다"며 "이런 아빠가 갑자기 실종되면서 매스컴과 기사에서는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가 연일 화젯거리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동생과 저와 엄마는 매일 고통속에서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저희 아빠가, 180㎝의 키에 68㎏밖에 되지 않는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의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아빠는) 제가 다니는 학교에 와서 직업 소개를 하실 정도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높으셨다”며 “출동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집에는 한 달에 두 번밖에 못 오셨지만 늦게 생긴 동생을 너무나 예뻐하셨고 저희에게는 누구보다 가정적인 아빠였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A씨가 월북했다고 판단하며 내놓은 설명 중 하나인 ‘A씨의 신상정보를 북한이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총을 들고 있는 북한군이 인적사항을 묻는데 말을 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는가”라고 일축했다.
B군은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습니까”라며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성토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님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저와 엄마, 동생이 삶을 비관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빠의 명예를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김영식 7494929@naver.com
[경북신문=김영식기자] 지난달 서해 소연평도 해역에서 북한군 총격에 의해 피살된 해수부 공무원의 아들 이모군이 ‘월북’이라는 정부 발표에 반박하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친필 편지가 공개됐다.
숨진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 씨는 지난 5일 조카 B군의 자필 편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께 올립니다"로 시작된 B군의 편지에서 자신을 "북한군에게 억울하게 피격당한 공무원 아들"로 소개하면서 "현재 고2에 재학 중이며, 여동생은 이제 여덟살로 초등학교 1학년"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빠와) 여느때와 다름없이 통화를 했고 동생에게는 며칠 후에 집에 오겠다며 화상통화까지 했다"며 "이런 아빠가 갑자기 실종되면서 매스컴과 기사에서는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가 연일 화젯거리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동생과 저와 엄마는 매일 고통속에서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저희 아빠가, 180㎝의 키에 68㎏밖에 되지 않는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의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아빠는) 제가 다니는 학교에 와서 직업 소개를 하실 정도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높으셨다”며 “출동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집에는 한 달에 두 번밖에 못 오셨지만 늦게 생긴 동생을 너무나 예뻐하셨고 저희에게는 누구보다 가정적인 아빠였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A씨가 월북했다고 판단하며 내놓은 설명 중 하나인 ‘A씨의 신상정보를 북한이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총을 들고 있는 북한군이 인적사항을 묻는데 말을 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는가”라고 일축했다.
B군은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습니까”라며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성토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님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저와 엄마, 동생이 삶을 비관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빠의 명예를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김영식 74949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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