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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숙한 월정교 개방 신중하게 결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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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2-0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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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왕경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경주 월정교가 지난 1일부터 일반인에게 임시 개방됐다. 10년여의 세월을 걸려 복원 과정을 거친 월정교에 대한 시민들과 국민들의 기대가 매우 컸다. 이번 임시 개방에 이어 오는 4월쯤 정식 개방을 기다리고 있는 월정교는 우리 신라문화의 중요한 의미를 가진 다리다.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과 설총의 탄생에 이어지는 설화를 지닌 이 다리는 신라문화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건조물 중 하나다.
 미리 공개된 월정교를 걸어보면 10여년의 세월 공을 들인 흔적이 가득하다. 월성을 감싸고 흐르는 남천에 얹힌 다리의 위용도 그렇지만 다리를 배경으로 한 신라의 왕궁이 예전과는 사뭇 달라보였다. 백여 개의 기둥은 베흘림기둥이고 회랑 가장자리에 앉을자리가 있어 과거 신라 때의 다리가 제대로 복원된 듯하다. 다리 양 끝에 세운 5층 높이의 문루도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구조의 건축물이다. 문루는 복원 과정에서 툴토된 유물을 전시하고 복원과정을 담은 영상을 제공하는 영상관으로 꾸며진다.
 월정교는 경주시가 추진하는 신라왕경 복원·정비사업의 첫 가시적 성과다. 월정교 자체로도 관광자원으로 가치가 있지만 인근 교촌마을과 계림, 첨성대, 월성과 이어지는 새로운 관광코스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주목된다.
 그러나 문제는 과연 4월 정식 개방 전까지 주변 정돈이 이뤄질지 의문스럽다는 점이다. 월정교 주변은 지금 헐벗었다. 물론 겨울이기 때문에 조경 사업을 할 수 없다는 한계는 있지만 봄이 되고 4월 정식 개방에 맞춰 나무를 심고 잔디를 입히는 작업이 가능할까 염려된다. 왕경복원 사업의 첫 가시적 성과를 내고자 하는 조바심으로 서둘러 개방한다면 시민들이나 월정교를 찾는 사람들의 실망은 클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첫 인상인데 첫 인상이 구겨지면 회복하기 힘들다.
 기관장들은 자기 임기 안에 업적을 내고자 노력한다. 그래서 부실한 완공을 한 후 각종 후유증에 시달린다. 혹시 월정교 개방이 최양식 시장의 업적 만들기로 서두르는 것이 아닐지 의심스러운 것도 무리는 아니다. 10여 년이나 고증에 고증을 더하면서 신중하게 복원한 월정교가 자칫 성급한 개방으로 첫 인상을 구긴다면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주차장 문제도 서둘러 조성하려는 느낌이 강하다. 임시주차장이라고 하지만 그곳은 중요한 역사 설화의 현장이므로 함부로 손대서는 안 된다. 다소 늦어지더라도 신중에 신중을 기울여 개방하는 것이 옳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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