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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복사터 사찰터 발굴에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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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1-3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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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구황동 낭산 기슭 전 황복사터에서 황룡사의 규모에 버금가는 신라 왕실사원으로 추정되는 거대 사찰터가 발견됐다. 이 터에서는 대형 왕실사원의 위세를 보여주는 국내 발굴사상 최대규모의 대석단 기단 건물지와 대규모 회랑을 비롯해 정교한 십이지신상을 새긴 기단건물터 등 크고작은 건물터들이 윤곽을 드러앴다. 또 유적 안에서는 금동입불상, 보살입상 등 불상 7점을 비롯해 1000점 이상의 유물도 쏟아져 나왔다. 2년 전부터 낭산 일대를 발굴해온 성림문화재연구원은 이 유적에서 신라 왕실 사찰터임을 보여주는 대규모의 사찰 유적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출토된 1000점 이상의 유물은 대부분 토기와 기와로 7~9세기 것들로 화려한 장식을 수놓은 신장상의 화상석, 치미, 기와 등이 확인돼 격조 높은 건축물이 들어섰다는 것을 실증한다. 금동불 입상과 금동보살입상 등 불상 7점이 나온 것도 발굴지역인 전 황복사터 일대가 7~10세기 신라 왕실사원으로 맥을 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번에 발굴된 사찰터는 단순한 사원의 유적을 발굴했다는 의미를 뛰어넘는다. 연구원 쪽은 "낭산 일대를 중심으로 거대한 신라왕실 사원이 조성돼 그 옆 평지의 대찰 황룡사와 쌍벽을 이루며 경주 왕경의 경관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절터에서 확인된 건물이나 주변 도로터 등의 배치 구도를 감안할 때, 남산의 동쪽에 해당하는 현재 보문동 지역도 통일신라 시대 방리제가 실시된 계획도시란 것도 알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방리제란 바둑판 모양으로 설계된 도시구역을 말한다.
 이 정도의 성과라면 신라의 불교사를 새로 써야할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경주에서는 그동안 수많은 사찰터가 발굴됐지만 이번의 성과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신라의 문화는 불교에 의해 발전했으며 고대 불교문화가 한반도의 발전을 주도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증좌가 된 것이다. 신라 문화의 화려함과 품격은 불교문화에서 비롯된 것이고 세계관 역시 그것에서부터 발원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경주시는 이번 발굴을 의미 있게 다뤄야 한다. 황룡사와 감은사, 불국사 등 신라 불교대찰들과 함께 신라 역사상 중요한 역할을 했을 사찰인지도 모른다. 더욱이 왕실 사찰이라는 점은 큰 의미를 갖는다. 월성 등 왕경유적 복원과 함께 신라의 왕실문화를 밝혀낼 귀중한 사료로 등장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으로 이번에 발굴된 사찰터의 정체를 밝혀 신라문화의 우수성을 밝히는 또 하나의 큰 자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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