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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농가, 소고기등급제 변경 너무 촉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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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1-2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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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링'이 많은 고기가 높은 등급을 받았던 소고기 등급제가 올 하반기부터 바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국민건강'을 주제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총리 주재 업무보고에서 향후 소고기 등급을 매길 때 기존 근내지방도 중심에서, 고기색·지방색·조직감 등을 두루 따지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3년 변경하겠다는 방침을 처음 밝힌 후 5년도 안 돼 시행되는 것으로 특히 축산농가들이 준비기간으로 요구했던 10년의 유예기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간 안에 시행돼 축산 농가들의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투플러스(1++) 등급을 받았던 소고기는 '마블링'이 좋은 고기였다. 마블링이란 붉은 소고기 육질 사이에 하얀 눈꽃이 핀 것처럼 지방질이 빼곡히 박힌 모양을 말하는데 대리석 문양을 닮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
 정부가 소고기 등급기준에 변화를 주려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째는 현 마블링위주의 등급기준은 식감은 좋지만 지나친 지방질이 건강에는 좋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는 점이고 둘째는 이런 기준에 따라 소고기를 생산하다보니 사료 등 사육비용이 많이 들어 소고기 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원인이 됨으로 생산비를 낮춰 소비자들에게 그 혜택을 돌려주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이번에 기존까지 축산당국은 소고기의 근내지방도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1++' '1+' '1' '2' '3' 등으로 등급을 매기던 것을 앞으로는 고기의 색, 지방질의 색, 조직의 탄력 등에 대한 평가비중을 대폭 높인다.
 소고기 등급제기준의 변화는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욕구 증가로 변화는 불가피하다. 특히 이번에 마련한 기준은 미국식 기준보다는 일본식 기준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마블링의 원조인 미국은 소고기 등급을 모두 8단계로 나눈다. 하지만, 최고인 '프라임' 등급의 마블링 함유량은 8%에서 10% 정도로 우리나라 중간 등급인 1등급과 2등급 사이 정도밖에 안 된다. 반면 일본은 소고기를 다섯 등급으로 나누는 데, 최고급 등급인 5등급의 지방 비율이 최대 31.7%에 달한다.
 새정부들어 급진전된 소고기등급제 변환은 품종 개량, 사료 개발, 도축 시기 조절 등 20년 넘게 마블링 좋은 고기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온 축산농민들로서는 이를 하루아침에 포기해야 해 그 자체로 큰 손실이다.
 정부는 무엇보다 한우가 수입소보다 기본 생산 원가가 비싼 만큼 등급이 낮은 소고기로는 미국이나 호주산 소고기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그 시기를 좀 더 늦추거나 구이용등 특정용도의 고기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특히 경쟁력이 어느 정도 갖춰진 대규모 축산농가외에 30마리 미만의 영세축산 농가들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줘야 충격을 줄일 수 있다.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요구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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