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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절제한 벽화그리기 오히려 도시미관 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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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12-0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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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보문과 도심을 가로지르는 북천 고향의 강 중심에 위치한 알천교 하부 교각 8면을 벽화로 새 단장 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역사, 문화, 생태가 접목된 휴식공간이자 친수공간으로 탈바꿈한 북천에 비해 그 동안 알천교 교각 하부는 벽면이 퇴색되면서 낙서판으로 몸살을 앓는 등 북천변의 쾌적한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고 도시미관을 크게 저해하는 콘크리트 구조물로 시민들로부터 외면 받아 왔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6월 북천철교 교각 도색 및 벽화작업에 이어 알천교 교각 하부 바닥을 정비하고 천년고도 경주의 사계절과 특산물을 주제로 한 벽화를 그렸다. 시는 앞으로 북천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교량의 특성과 도시 이미지를 살려 쾌적하고 스토리가 있는 교량환경과 북천경관 개선을 위해 주요 교량의 벽화그리기 사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북천철교와 알천교에 이어 내년에는 구황교를 비롯한 주요 교량의 환경정비사업을 통해 밝고 깨끗한 도시 이미지를 조성에 주력하고 지역 사회적 기업의 참여를 통한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에도 기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알천교의 벽화뿐만 아니라 경주시에는 많은 곳에서 벽화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벽화가 모두 환경개선을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벽화가 오히려 '시각 공해'라는 역효과를 가져온다면 지금 무절제한 벽화사업은 중단해야 한다.
 벽화 그리기는 최소한 예술적 가치를 가질 때 그 역할이 분명해진다. 단순하게 담장이나 교각의 빈 공간을 채색한다는 차원이라면 오히려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 옳다. 퇴락했다면 그 자체로 시간의 흔적을 찾을 수 있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마을의 담장은 넝쿨식물로 장식한다면 오히려 더 아름답다. 예산을 아끼기 위해 큰 의미 없는 벽화를 그린다면 차라리 여백으로 남겨두는 것보다 못하다.
 뉴욕의 지하공간을 낙서로 도배했던 바스키야는 이 시대 최고의 팝아티스트로 명성을 날렸다. 프라하의 존레논의 벽은 정해진 공간에 의미 있는 콘셉트로 누구나 덧칠을 할 수 있어 프라하의 중요한 관광자원이 됐다. 공공미술의 의미와 역할을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 아무 곳에나 벽화를 그린다고 해서 바스키야가 그린 낙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큰 의미 없는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시민들이나 어린이들이 자우롭게 낙서를 하도록 놔두는 것이 훨씬 더 조형적으로 의미가 있다. 무절제한 벽화그리기 사업은 도시 미관 확립 차원에서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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