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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우선지급금 환수, 차선책은 현물 환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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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7-02-26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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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의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 환수 거부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북지역에서도 한농연경주시연합회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거부 입장을 밝히는 등 지역별로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쌀값이 1995년 이후 최저치인 12만9천711원(수확기 산지 80㎏ 기준)까지 폭락하면서 쌀 농가 농민들이 정부에게서 받은 우선지급금 중 일부를 환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발생했다.
 지난해의 경우 우선지급금은 8월에 1등급 40㎏ 포대 기준으로 산지 쌀값의 93% 수준인 4만5천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쌀값이 폭락하면서 실제 매입가격은 나중에 4만4천140원으로 확정됐다. 포대당 860원의 차액이 발생해 농민들이 이미 받은 돈 가운데 이 차액을 토해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전국적으로 농민들이 되돌려줘야 할 환급금 규모는 25만 농가에 195억원이며, 농가당 8만5천원 가량 이다.
 이번 환수금 문제는 농민들과 정부의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농민들은 "이번 사태는 정부의 양곡 정책 실패에 근본 원인이 있는 만큼 농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 반면 정부도 "우선지급금은 정산을 전제로 한 가지급금이며, 농가는 매입계약서 서명을 통해 반납금이 생길 경우 환급하기로 이미 서명한 상태"라며 "환급을 거부한다면 우선지급 시스템의 지속적 운용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환수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양측의 팽팽한 대립이 쉽게 해소될 것 같지는 않다. 농민들은 사상 처음 있는 우선지급금 환수에 심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으며 정부 또한 우선지급금은 국민의 세금이며 타 작물을 경작하는 농가와의 형평성을 고려해서라도 반드시 환수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양측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나 이같은 대립이 오래 지속돼서는 양측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 이쯤해서 서로 타협안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은 우선지급금 규모에 비해 환수금이 얼마 되지 않으므로 구태여 농민들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간 현금을 받아 낼 필요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농가당 8만5천원 가량 되는 현금대신에 올해 산 벼로, 현물로 받아내는 방법도 한 가지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물론 벼 보관비용이나 창고사정을 감안하면 어려움이 있겠으나 강행한다면 쌀농사 의지를 꺾는 것이요, 포기하면 세금낭비에 도덕적 해이 문제까지 불거질 우려가 높으므로 이 방법을 고려 할 수 있다. 이는 최선은 아니나 차선의 방법은 될 수 있다. 정부는 이렇게 환수한 쌀을 외교부와 협의해 당장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한 아프리카 140만명의 어린이들에게 공적원조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으면 의외로 간단히 해결 될 수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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