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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한옥 지진에 강한 설계안 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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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10-0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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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역에서 9.12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는 목조건물인 한옥에서 발생했다. 경주지역 목조 건축물은 2만 2500여 채로 사유재산 피해 4011건 가운데 한옥 지구 피해가 2023건으로 절반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기와가 떨어지거나 부서졌고 담이 파손됐다.
 기와지붕 형식의 한옥이 밀집된 황남동 한옥마을은 전체 한옥 3317동 가운데 670동이 파손됐다. 파손된 한옥은 대부분 기와 탈락과 벽체 균열 등의 피해를 입었다. 문제는 외관상 피해는 기와탈락과 균열뿐인 것으로 보이지만 한옥의 특성상 건물의 뒤틀림이 발생하면 떨어져 나간 기와뿐 아니라 지붕 기와 전체를 갈아야 한다는데 있다.
 특히 오래전 지어진 한옥의 경우 흙, 대나무, 수수깡 등을 이용해 외벽을 짓고 목재와 목재의 짜맞춤 공법으로 지어져 이번 피해가 더욱 커졌다. 목재간의 결구를 강조했던 옛날 방식의 한옥은 지진이 별로 일어나지 않았던 우리나라에서 발전돼 오다 보니 그만큼 지진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 외장 마감재인 기와지붕이 흙벽이나 목재만으로 연결된 구조 체에 무겁게 올라가 있는 구조는 일단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지진에 강한 한옥 설계안을 새롭게 마련하고 기존에 마련한 건축비 절감형 한옥 설계안에도 내진 기능을 더욱 보완해야 한다. 이는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경북의 정체성을 지키고 신라문화와 고도 풍광을 지키기 위해서는 한옥의 보급 확대가 시급하고 절실하다고 여겨 장려해 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지진보완용 설계안에는 지붕의 무게를 줄여 경량화 하거나 구조재와 합판으로 벽을 만들어 지진과 같은 횡력으로 부터 버틸 수 있게 설계돼야 한다. 또한 결구되는 부분은 보강 철물로 보완하는 등 '한옥이 지진에 취약하다'라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지진발생 후 피해에 대한 보상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이같이 약간의 기와 탈락에도 전체 기와지붕을 모두 교체해야 하고, 건축 시에도 일반 건축물의 건축비와는 3배 이상 차이가 남에도 피해 보상은 일반 건축물과 같은 잣대를 대 산정한다면 향후 아무리 법적으로 규제를 해도 한옥을 지으려는 가구는 없을 것임은 자명하다. 고도 풍광을 유지하는 일, 법을 만들어 강제하기는 쉬워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이번 지진으로 분명히 증명된 만큼 지금까지 경주시민들이 기울인 노력, 감내한 희생을 감안한 지원과 보상안이 마련돼야 한다.
 이번 지진 발생 시 최근에 지은 몇몇 한옥은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한옥은 무조건 지진에 약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하고 더구나 경주를 찾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표준설계도를 만들어 보급함은 물론 차제에 지진에 강한 한옥 건축자재의 개발과 보급, 건축비 지원확대에도 노력해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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