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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드림페스티벌'은 경주의 격에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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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3-2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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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가 해마다 개최하는 '한류드림페스티벌'은 경주의 격에 맞지 않다. 대한민국 역사문화를 대표하는 경주가 적지 않은 예산을 퍼부어 하는 행사치고는 가볍다. 지난해까지 6회째 거듭된 '한류드림페스티벌'은 지역문화관광 활성화와 한류 확대라는 명분을 가지고 있다. 공연이 열리는 날에는 전국의 청소년들과 외국인 여행자들이 경주를 찾는다. 그것이 관광활성화에 영향을 준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경주가 생각하고 있는 행사의 효과는 모두 맞지 않다. 일시적으로 아이돌 그룹이 공연을 펼칠 때 몰려드는 청소년들이 경주의 관광산업에 보탬을 준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그들이 공연을 보며 하루이들 경주에 머문다 치더라도 큰 시너지 효과는 장담할 수 없다. 물론 평소 낯설었던 경주라는 도시에 대해 경험하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경주가 기대하는 역할은 크게 하지 못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주라는 도시 이미지와 '한류드림페스티벌'은 아무리 퍼즐을 맞춰보려 해도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다. 우리나라 정신문화의 본고장인 경주가 대중문화의 판을 벌여놓고 한류 운운한다면 그건 어느 누가 들어도 고개를 흔들 것이다. 경주는 경주다운 품격을 유지해야 하고 대한민국 문화 전체를 이끌어가야 할 의무가 있다. 경주라는 도시 자체가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한류 그 자체다.
 그렇다고 본다면 '한류드림페스티벌'은 예산낭비다. 어느 상업 연예기획사의 배만 불려주는 꼴이다. 그 정도의 예산이라면 세계의 언론과 문화계가 주목할 수 있는 행사를 만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노동동 고분군이나 내물왕릉을 중심으로 한 고분군에 야외무대를 설치하고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를 초청해 연주하게 한다면 일약 세계토픽으로 떠오를 것이고 경주는 자연스럽게 세계에 알려진다.
 예컨대 1990년데 초반 베이징의 자금성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가 공연됐을 때 세계는 열광했다. 영화감독 장이모우가 연출을 맡았고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마에스트로 주빈메타가 지휘를 했다. 베이징 황궁을 배경으로 한 이 오페라는 실경 오페라를 구현한 것이다.
 경주는 왜 이런 과감한 기획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실험적이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면 경주를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가질 텐데 고작해야 대중가수들을 불러와서 하룻밤의 놀이판을 만들고 그치는 일만 되풀이 하고 있다니 한숨이 난다. 예산타령은 하지 말아야 한다. 큰 의미 없는 행사에 수억원을 퍼부으면서 세계적인 이슈를 만들 일에 대해서 멈칫거리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시야를 넓혀야 경주가 살아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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