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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 제대로 살리면 중요한 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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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2-2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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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완은 전 세계적으로 야시장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나라다. 타이베이의 화시지에(華西街) 야시장은 그 규모나 운영 면에서 모범적인 예다. 주간에도 상설시장으로 활용되지만 해가 지면 그곳은 야시장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 하나 둘 이동식 상점이 등장하고 형형색색의 불을 켠다. 다양한 물목과 음식들이 좌판에 등장해 시민들의 밤문화의 한 축을 담당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바로 타이베이 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고찰인 룽산스(龍山寺)가 바로 인근에 있어 야시장과 더불어 아름다운 야경을 뽐낸다. 당연히 타이완을 여행하는 여행자들도 밤이면 어김없이 야시장으로 몰려가 기념품을 사고 출출한 배를 채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음식의 맛과 정성이다.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타이베이 야시장에서 먹는 음식은 95% 이상의 성공률을 보인다'는 말이 돈다.
 모로코의 마라케시의 예를 더 들어보자. 1062년부터 알모라비데 왕국의 수도로 오랫동안 모로코의 심장 역할을 했던 마라케시의 가장 큰 매력은 누가 뭐라 해도 제마 엘프나 광장의 야시장이다. '메디나'라고 불리는 구시가지의 골목길을 헤매다가 느닷없이 나타나는 광장에는 혼란의 극치를 이루는 야시장이 버티고 있다. 야시장에는 치과 진료, 전통의료행위, 점복(占卜), 헤나 문신 등이 이뤄지며 과일과 전통 음식을 마음껏 맛볼 수 있다. 게다가 사막의 유목민족이었던 베르베르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 시인, 뱀 요술사, 베르베르인 음악가, 낙타가죽으로 만든 전통 현악기 연주자 등의 문화공연도 즐길 수 있다. 단순한 야시장이 아니라 한 나라의 문화를 소개하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하게 하고 있다.
 이 두 도시의 야시장뿐만 아니라 중국과 홍콩,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야시장은 지역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중요한 관광상품으로 성공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낮 시간 번화했던 금융가의 큰길을 해질 무렵에 통제해 거대한 포장마차 거리로 만들어버린다. '사테 스트리트'라고 불리는 이 거리에는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이 모려들어 맥주와 꼬치구이를 먹으면서 싱가포르의 밤을 만끽한다.
 경주도 야시장을 시도하고 있다. 성동시장과 중앙시장의 야시장이 그것이다. 그러나 쉽게 성공할 것 같지 않다. 우선 기존의 상설시장과 야시장의 역할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야시장은 야시장 특유의 색다른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그냥 좌판에 음식만 진열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몰려들지 않는다. 경주의 야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없다면 앞서서 성공을 거둔 야시장을 따라잡을 수 없다.
 먼 나라의 예를 부러워할 것만은 아니다. 부산 수영 팔도야시장은 성공의 조짐이 보인다. 뭔가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시도가 독특했다. 경주에 야시장이라는 콘텐츠가 하나 더 보태진다면 관광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야시장은 중요한 관광자원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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