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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예우 책임은 `전관`보다 `현직`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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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6-06-0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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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공평한가? 진실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것이 진실이라는 법조계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 괴짜 변호사, '동네변호사 조들 호'가 막을 내렸다. 그러나 '전관 변호사'들이 펼치는 법조계의 막장드라마는 이제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다.
 시청률이 바닥 수준을 오가던 전작의 핸디캡 속에서 출발한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4회만에 월화극 1위에 올라섰다. 그 이후 계속 상승 가도를 달려 마지막 회에는 시청률 17.3%를 기록했다. 서울 지역 시청률은 21.7%까지 치솟았다.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범죄자들이 활개 치는 세상이 싫어 갑들의 횡포와 방해 속에서도 일관된 길을 걷는 변호사 조들호의 뚝심이 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현실적인 사건들을 홍길동이나 슈퍼맨과 같은 다소 초인간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내는 상황에 박수를 치는 이유는 '홍길동'을 기다리던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가 그만큼 크기 때문일 수도 있다.
 최근 권력형 비리와 대형 경제사건 등을 수사해 온 한때 특수통 검사로 날렸던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조사가 시작되면서 드라마가 대박이 터진 것이다.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의 구속에 이어 홍 변호사를 둘러싼 법조 비리를 지켜보는 서민들은 참담함을 넘어 분노와 허탈한 심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에 대해 조세 포탈과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홍 변호사의 개인비리는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홍 변호사가 맡은 사건의 잇단 무혐의 처분을 비롯한 이른바 전관예우에 대한 실체를 철저히 파헤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홍 변호사에게 싹쓸이 수임은 물론 거액의 수임료 비리, 상상도 못할 규모의 부동산 투자 등이 가능하게 했던 것은 어떤 형태로든 전관예우라는 법조계의 해묵은 관행과 비리가 통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관예우에 대한 책임은 '전관'보다 '현직'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직의 도움이나 개입이 없다면 전관예우는 성립하지 않았다. 관행이든 비리든 그 '예우'를 실행하는 것은 현직이기 때문이다.
 거액의 수임료나 '전관'을 엎은 변호사가 판결을 좌우하거나 면죄부를 줄 수 있다면 누가 법을 인정할까요? 많은 범죄자들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보다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치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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