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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신라복식 예산은 '눈먼 돈'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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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11-0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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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가 이달 중순 시가지에서 펼친 고취대 퍼레이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2억원 가량의 예산을 전용했다는 점과 신라복식제작에 들어간 예산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와중에 최양식 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문화엑스포 행사에서 선보여 각광을 받은 '신라고취대'에 대해 향후 100명 규모로 '조선취타대'를 뛰어넘도록 육성해 각종 행사는 물론 왕경 건립 후 행진과 교대식 때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선 예산전용이 확연히 들러났다. 경주시는 2015년 당초 예산 편성 때 2억원을 신라의복에 관한 각종 복제(服制) 연구 및 제작을 한다며 시의회의 승인을 받아 놓고는 사업계획을 일부 변경해 대부분의 예산을 '신라고취대' 시연 퍼레이드를 위한 의복 및 악기 제작비 등으로 사용했다. 지방재정법은 정책사업 내 단위사업간 예산을 변경하여 사용할 수는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당초 예산이 정한 목적과 내용대로 집행해야 한다. 전용할 경우에는 사업부서는 세출 예산전용요구서를 작성, 제출하도록 하는 등 그 절차를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예산은 설립목적 범위를 넘어서 운영되고 있는 신라문화유산연구원에 '공기관대행 사업비'로 지원돼 당초 계획과는 달리 사용하는 편법을 동원했다. 시의회가 수천리 밖에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2억원의 거액의 예산을 당초 목적과 달리 사용하면서 한마디 상의가 없었다는 점은 집행부의 의회 경시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또 한가지 문제는 신라복식제작에 투입된 예산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데 있다. 경주시는 지난 2009년 당시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의 인기에 편승해 '선덕여왕 행차'를 시가지 일원에서 재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행사에는 200여명의 인원이 동원됐으며 이들의 신라시대 복장 재현과 소품 제작을 위해 역시 2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 행사는 2010년 현 최양식 시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1차례 진행됐으나 이듬해부터는 돌연 취소됐다. 문제는 이 행사에 고증을 거쳤다며 사용했던 신라복식과 소품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이번에 또다시 신라복식재현에 거금의 예산이 편성돼 사용됐다는데 있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행사가 생겨 날 때마다 비슷비슷한 복식을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예산을 들인다면 신라복식재현 예산은 '눈먼 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 돈인지, 과연 그 많은 예산을 실제로 들여 옷을 제작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경주시의회는 예산 편법지원에 대해 그리고 실제 복식제작 집행내역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벌여 신라복식 예산은 '눈먼 돈' 이라는 오명을 씻어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고취대의 퍼레이드를 즐거운 마음으로 구경할 수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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