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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제대로 알고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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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8-2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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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텔링이 대세다. 기업은 물론 기관과 학문에서조차 스토리텔링을 활용한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단순한 '이야기 전달'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다.
 스토리텔링은 '스토리(story) + 텔링(telling)'의 합성어로 '이야기하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미국에서는 스토리텔링을 음성(voice)과 행위(gesture)를 통해 청자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야기(story)가 있고 청자(listener)가 있으며 화자(teller)가 존재하고, 청자가 화자의 이야기에 참여하는 이벤트가 곧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은 원래 문학이나 영화, 교육학 등에서 활용되던 방법이었다. 그러나 흔히 서사학이나 문학·영화에서 쓰이는 내러티브 또는 플롯의 허구성과는 구분된다.
 시간과 공간에서 발생하는 인과관계가 분명해야 하며 그것이 현실 속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의 스토리텔링은 단순한 '이야기하다'의 의미를 넘어선다.
 그 정도의 역할이라면 음악이 있고 문학이 있고 미술이 있으며 새로운 미디어인 영화와 게임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스토리텔링은 하나의 원천적 소재를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하는 'one source multi use'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이탈리아 베네토주에 있는 작은 도시 베로나의 소박한 길거리에 찾을 수 있는 줄리엣의 집이 그것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집이라 명명한 이곳은 전세계의 관광객들이 반드시 찾아가고 싶어하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셰익스피어가 베로나를 방문했다는 증거는 없다.
  다만 이탈리아 사람들은 '로미오와 줄리엣'에 등장하는 두 가문에 대한 이탈리아 전설을 기초로 해 이 집을 줄리엣의 집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경기도 양편군 서종면의 소나기마을은 또 어떤가.
 이곳도 황순원 선생의 소설 '소나기'의 배경이 됐다는 아무런 근거도 없다. 다만 소설 속 '어른들의 말이, 내일 소녀네가 양평읍으로 이사간다는 것이었다.
 거기 가서는 조그마한 가겟방을 보데 되리라는 것이었다'라는 대목에서 작품의 배경이 경기도 양평군이라는 추정을 했고 서종면에 우리나라 최고의 서정적 소설 소나기를 테마로 한 마을을 조성한 것이다.
 스토리텔링이란 이런 것이다.
 단순하게 구전되거나 역사적 사료로 전하는 이야기를 문자언어로 채록하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근원적 소재를 어떻게 활용해내느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화로 출간됐다가 영화로 다시 만들어져 대박을 터뜨린 경우가 적지 않은 점을 상기해 보면 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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