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용소방대, 폐지보다 개편이 필요하다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의용소방대, 폐지보다 개편이 필요하다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5-03-23 21:20

본문

 경북도내 의용소방대가 예산만 낭비하는 비효율적인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북도내에는 2월말 현재 393개에 1만648명의 의용소방대원이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시군비 34억8천900만원, 도비 46억6천500만원 등 모두 81억5천400만원의 예산이 지원되고 있다. 그러나 80%의 대원들이 농업, 어업, 상업, 주부 등 비전문적인 직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그나마 소방관련 자격증 소유자는 전체의 20%에 불과하다.
 이들의 최근 3년간 활동실적은 2012년의 경우 근본역할인 화재진압 및 구조, 구급활동, 화재경계근무에 투입된 인원이 2만7천67명으로 총 인원 26만9천69명의 10% 수준에 머물렀다. 2013년에는 8.1%, 2014년에는 7.0%로 점차 그 역할이 줄고 있다. 이들의 주 활동이 실제 화재진압이나 인명구조 및 구급활동보다는 대부분이 교육훈련이나 화재홍보 및 캠페인 위주의 활동을 하고 있다.
 비전문적인 대원들로 구성된데다 이들을 위한 전문화 교육프로그램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도 한 원인이다. 경북도의회 배영애 의원도 최근 열린 임시회에서  "의용소방대가 근본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거대 조직으로서의 위용만을 내세우고 지역사회의 봉사단체에서 압력단체로 작용하면서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용소방대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이 지적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의용소방대는 40년 전 초가지붕이 촘촘히 있는 농촌마을에서 화재가 나면 한동네가 전소해 버리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소방차나 소방장비가 도착하기 전 효과적인 진화활동을 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교통과 통신 및 소방장비가 발달하고 출동체제가 잘 갖춰진 오늘날에는 그 요용성이 줄어든 조직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대부분 생업에 종사하는 의용소방대원들이 신속하게 출동해 구제한다는 것은 기대를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들이 쓰는 예산도 만만치 않다.
 예산중 상당부분이 제복을 갖춰 입거나 국내외 연수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의용소방대가 지역의 봉사단체에서 압력단체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일부 대원들 중에는 사채로 부를 축적하거나 소방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종 종사들이어서 신분을 위장하거나 바람막이로 활용하고 있다.
 의용소방대의 비효율적 운용에도 불구하고 소방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농어촌 현실에서 분명 그 역할은 있다. 화재 취약지역에서의 비상근무체제도 갖출 수 있도록 소방분야 전문민간인력 충원에 역점을 둬 소방서 업무를 실질적으로 보조해야 한다. 의용소방대 조직의 폐지보다는 조직을 개편하고 슬림화하는 노력이필요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