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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피아 척결'에 적임자 못 찾은 경북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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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9-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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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이라는 화두를 던져주었다. 총체적 부실과 적폐(積弊)의 한 가운데에 '관피아'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가는 공직사회 부정부패와 민·관 유착 비리의 온상인 관피아의 폐해를 도려내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5개월이 지난 현재, 국민은 관피아 척결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가 캐치프레이즈로 내 건 만큼 어느 정도 성과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이에 대한 역(逆)기류가 형성돼 '관피아 척결'에 제동이 결렸다.
 지난달 말, 경북도는 경북관광공사 사장을 공모했다. 무려 12명이나 지원했다. 경북도는 지난 6월 새출발위원회의 제안에 따라 관피아를 배제하는 기관 즉 외부 전문가를 공모하는 기관으로 경부관광공사 등 17개 기관을 선정했으므로 사장 응모 자격에 관료 출신은 당연히 배제됐다. 그런데도 12명이 응모했다는 것은 비관료 출신들에게 그만큼 문호가 개방됐다는 뜻이다.
 관피아 척결로 이렇게 응모자가 쇄도하자 경북도는 뿌듯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일시에 반전됐다. 심사결과 적임자가 없어 재공모가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8개월이나 공석이었는데 사장 공석 상태가 더욱 길어지게 된 것이다.
 내막은 이렇다. 중앙정부 관련 관피아의 경우 기관장 연봉이 2억 원 이상 되는 기관이 수두룩하지만 지방기관은 대부분 5천~7천만 원 정도여서 '진짜 전문가'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험과 지식이 많은 퇴직 공무원들이 오히려 더 적임자라는 것이다. 즉 지방은 만성적인 '인물난'으로 관피아의 폐해가 중앙정부보다 훨씬 적을 수밖에 없는 여건이므로 '관피아 무조건 금지'는 재고돼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관피아 척결'은 출발부터 문제를 안고 있었다. 아예 관료들의 퇴로를 막는 것은 선과 악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라는 견해가 많았다. 일부 비리 관료가 있다고 해서 관료 전체를 '비리 집단'으로 취급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공직 출신자에게도 최소한 민간인과 겨룰 수 있는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하는데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일방통행식 관피아 척결이 최고의 선(善)은 아니라는 얘기다. 머지않아 "차라리 관료가 낫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라는 의문부호가 뒤를 이었다.
 공교롭게도 지방에서는 벌써부터 이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관피아 척결'의 칼날이 제대로 서기도 전에 암초를 만난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관피아 척결'이라는 정도(正道)가 후퇴할 수는 없다. 이 모순되는 양자(兩者)를 어떻게 조화롭게 해결하면서 정부의 의지를 관철시킬 것인가, '개혁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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