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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록유산 길 터는 종가음식 조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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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2-0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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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의 종가음식이 과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인가. 경북도가 종가음식조리서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적극 나섰다. 양반집 종부의 손맛이 배어있는 조리서를 세계화하겠다는 신선한 발상이다.  
 도는 지난 5일 경북대 본관 제2회의실에서 '종가음식조리서 세계기록유산 추진 학술용역'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보고회에서 안동대 배영동 교수는 "종가음식은 문중단위로 조상제사가 다양하게 이뤄져 제례에 쓰이는 음식과 술에 대한 요구로 발달됐다"면서 "이후 조리서의 등장은 조선후기 접빈객봉제사의 가치가 증대하면서 발달했다"고 말했다. 호서대 정혜경 교수는 "한식은 온 우주를 담고 있는 음식으로, 음식에 여러가지 색과 다양한 식품재료, 형형색색의 고명, 온갖 종류의 갖은 양념 등을 다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영하 교수는 "종가 음식조리서는 세계에서 유교 문화(예법)와 관련된 유일한 조리서"라면서 "대부분이 주부에 의해 한글로 집필된 것이어서 국외의 음식조리서와는 확연히 구분된다"고 지적했다. 경북대 남권희 교수는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선행 사례 검토, 국내외 학술회의 개최, 종가음식조리서 아카이브 구축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용역책임연구원인 경북대 백두현 교수는 세계기록유산으로 신청하기 위한 기록물의 명칭을'한국의 종가음식조리서 음식디미방과 수운잡방'으로 제시했다. 이 정도 수준이면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수운잡방'은 경북 안동 오천 군자리에 살았던 광산김씨 종가에서 나온 것으로, 김유(金綏)(1491~1555)와 그의 손자 김령(金玲1577~1641)이 공동 저술한 한문본 음식조리서이다. 저술자, 저술 연대 및 출처가 확실한 문헌으로 가장 오래된 것이며, 다양한 음식조리법이 기록돼 있다. 조선시대 양반가의 음식 문화를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은 경북 영양 석보 두들마을에서 살았던 재령이씨 종가에서 나온 것으로, 장계향(張桂香) 선생(1598~1680)이 지은 한글본 음식조리서다. 저술자와 저술 연대 및 출처가 확실한 한글조리서로 가장 오래된 것이면서 가장 풍부한 내용의 음식조리법을 담고 있다.
 종가음식이란 그 종갓집의 관혼상제(冠婚喪祭)를 위한 상차림으로 격식을 중시하고 상스러움을 피하고 있다. 그렇다고 형편에 맞지 않는 값비싼 식재료를 사용하거나 외관에 치중한 것은 아니다. 그 지역에서 나는 제철 신선 식재료로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담백하게 맛을 담아낸다. 특히 만들 때 손이 많이 가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슬로푸드'다. 세계적으로 슬로푸드와 로컬푸드가 대세인 지금, 종가음식 조리서가 각광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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