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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세계경찰 태권도대회 발표했다 '망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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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5-02-05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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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가 무분별하게 국제대회 유치에 나섰다가 망신살을 뻗치게 됐다. 경주시는 오는 9월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경주실내체육관에서 54개국 선수와 경기 진행요원 등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세계경찰태권도대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보류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문제는 세계경찰태권도연맹은 경찰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경찰태권도대회도 경찰과 연관된 행사가 아니라는데 있다.
 경찰청에서도 이 대회와 관련한 후원이나 승인을 한 적이 없다. 단지 연맹 측은 기존 태권도의 품새와 겨루기 외에 경찰에 필요한 호신술과 체포술을 접목했기 때문에 '경찰태권도'란 이름을 붙였다고 해명했다. 중요한 것은 이단체가 세계 각국 경찰의 인화단결과 경찰 태권도를 폭넓게 보급 발전시키고자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지만 한국 경찰청은 이 단체 회원도 아니고 태권도대회와도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는 데 있다. 당연히 경찰 측은 이 단체가 '경찰'이란 이름을 넣고 대회까지 개최하는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행이 이번 해프닝은 경주시가 2억원의 지원금을 확보하기위해 경주시의회에 보고하는 과정에 드러나 더 이상 진전은 어렵게 됐지만 경주시가 망신을 당하는 일은 면하기 어렵게 됐다. 경주시의 이번 성급한 국제대회 유치 발표는 전적으로 경주시가 자초한 일이다. 그 이면에는 실적에 급급한 일부 공직자들의 신중치 못한 처신도 한몫했다. '국제'라는 단어와'세계'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맥을 못 추고 맹신하는 분위기는 시정돼야 한다. 이참에 경주시가 개최하고 있거나 하려는 국제대회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 국제대회의 경우 국내대회와는 달리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며 대회 유치 효과 또한 확인하기 어렵다. 같은 맥락으로 경주시의회의 각종 체육관련 대회 예산 심사도 더 꼼꼼히 이뤄져야 한다.
 '체육대회 관련 예산 확보가 어려우면 경주시에 요청하면 된다' 고 체육계 전반에 알려진 점은 경주시가 지금까지 얼마나 헤프게 예산을 지원했는지를 증명한다. 최근 다른 지자체들은 체육대회나 단체관광객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추세가 단체관광이나 행사보다는 개인단위나 가족단위의 나들이로 변모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단체관광객들을 모아오면 지원하는 행태는 대표적인 실적위주의 모객행위다. 지역을 방문해 얼마만큼의 돈을 쓰고 가는지도 모르면서 예산을 지원하는 일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경주시도 이번 해프닝을 거울삼아 설립목적 조차 모호한  단체에 휘둘려 수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사태를 야기해 경주시와 시민들의 명예를 실추시킨 관계 공무원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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