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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하늘마루,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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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7-13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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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 서면 종합장사공원에 위치한 '경주하늘마루' 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경주하늘마루는 경주시에서 37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2012년 11월 건립한 종합장례시설로, 공해배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과 장례에서 봉안까지 가능한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갖춘 대형 시설물이다.
 이 시설물에 대해 대략적인 투입-산출 분석을 해보니 그야말로 시민이 경악할 수준이다. 투입된 370억 원은 차치하고, 경주하늘마루의 연간 매출액은 4억5천만 원 수준인데 인건비를 포함한 연간 운영비로 약 15억 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 연간 10억 원 이상의 적자라면 아무리 재정이 튼튼한 경주시라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적자 이유는 이렇다. 경주시의 화장률은 2012년 61.3%에서 2014년 6월말 현재 73.2%로 2년 사이 11.9%p가 증가하면서 화장 건수는 늘어났으나 정작 주 수입원인 장례식장 이용은 거의 없어 오후가 되면 개점휴업 상태라는 것. 이는 장례식장이 시내에서 떨어진 산 정상에 위치해 접근성이 나빠 유족들이 장례식장은 시내 전문장례식장을 이용하고 화장장만 경주하늘마루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경주시는 이런 현상을 예상하지 못하고 대규모 시설물을 건립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공공시설물이 그러하듯, 마치 지자체의 세(勢) 과시용으로 짓다보니 적정규모보다 무조건 일을 크게 벌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국 적자의 늪에 빠져 시민의 혈세만 탕진한 채 흉물로 변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으니 오죽했으면 완성된 건물을 축소하거나 아예 철거하자는 견해까지 나오겠는가.
 경주하늘마루도 이 같은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논리에서 보면 이 같은 비생산적인 시설물은 당장 폐기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공공재(公共財)인 만큼 그렇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나온 대책이 이런 시설물이 없는 이웃 영천시와 연대해서 수익을 높이자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협상을 해보니 양쪽 견해차가 너무 크다.
 경주시는 370억 짜리 시설물을 영천시민이 같이 이용하니 영천시가 적어도 50억 원은 내야한다고 한다. 영천시는 1년에 600여 명 정도가 이를 활용하니까 연간 3억 원 정도를 지원하겠다고 했으니 협상이 될 리가 없다.
 양측 주장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공공재의 경우, 합의점을 찾기 위해 상호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공공재는 적자가 나도 당장 내 호주머니에서 축이 나지 않으니 덜 다급하다는 말이다. 국민의 혈세만 죽어나는 셈이다. 공기업이 유독 적자가 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거시적으로 보면 경주시비든 영천시비든 모두 국민의 혈세다. 두 기관은 적자를 줄이기 위해 가능한 경우의 수를 적극 찾아야한다. 그것이 창조경제의 출발점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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