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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명예' 된 MB 명예박사 수여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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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07-0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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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대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박사 학위 수여가 사실상 취소됐다. 경북대는 MB에 대한 경영학 명예박사 학위 수여 계획을 연기한다고 9일 밝혔다.
 결과만 놓고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명예로워야할 명예박사 학위 수여가 반대 여론에 부딪쳐 명예롭지 못하게 취소됐으니 대학은 물론, 수여 당사자의 명예(Honor)를 오히려 깎아내린 셈이 됐다.     
 사실 경북대는 중앙 집중화가 심화되면서 과거의 명성에 크게 못 미치는 지방대로 전락했다. 따라서 이를 회복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가운데 그 전략의 하나로 '명예박사 수여'라는 카드를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인 영향력이 큰 전직 대통령, 대기업 총수 등이 가장 적절한 대상임은 틀림없다.
 당시 경북대 경영학부장은 "대학 본부 측에서 MB에 대한 경영학 명예박사 학위 추천이 들어와 전체 교수회의를 열어 이를 심의했다. 명예박사 학위 수여와 관련해서는 교수들의 투표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달 12일 전체 교수회의가 열렸고,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3분의 2가 찬성하면서 MB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기로 결정한 것을 보면 이 같은 학교 측 의도를 알 수 있다.
 그런데 학위수여 규정을 어긴 것이 문제가 됐다. 학위수여규정에는 '대학원장의 추천, 대학원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MB 측과 먼저 학위 수여 여부를 협의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 반대 측의 주장이다.
 명예박사 수여에 대해 경북대 동문 400여명은 "경북대는 지난해까지 총 65명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지만 전직 대통령은 없었다"며 "대학이 정권의 시녀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반대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각종 노동탄압을 자행하고 4대강 사업으로 생태계를 파괴하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인물에게 학위를 수여하는 게 과연 정당한가"라고 거들었다. 이런 마당에 규정까지 어겼으니 학여 수여 취소는 당연해 보인다.
 명예박사 학위 수여에는 늘 문제가 따른다. 2005년 고려대의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명예박사 학위 수여 결정에 학생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소동 속에서도 이 회장은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9년에는 전남대가 당시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에게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하려 했으나 학생들의 비판에 부딪혀 학위 수여를 취소했다.
 문제는 명예박사학위 수여가 자칫 '여론 재판장'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물론 대학도 여론과 사회분위기를 잘 읽어 인물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한다. 명예의 월계관을 쓰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되레 '불명예'가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면 '명예박사'제도는 그 이름을 바꾸는 것이 옳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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