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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의 도덕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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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10-0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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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최악의 더위 속에서 전력 위기가 왔을 때 국민들은 고통을 나눴다. 공무원들은 선풍기도 못 틀고 구슬땀을 흘렸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 원인 중 상당부분은 원전 비리에 있었다. 국민들은 위기 때마다 하나가 된다. 그것이 우리 국민들의 저력이다.
그런데 국민들에게 그토록 혹독한 희생을 하도록 만든 한수원이 대학생 자녀를 둔 직원에게 학자금을 무상으로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도대체 공기업의 도덕성이 이래도 되는지 국민들은 허탈해 하고 있다.
새누리당 정수성 의원이 3일 폭로한 바에 따르면 산업부 산하 공기업 상당 부분이 기획재정부의 지침을 어겨가면서 대학생 자녀를 가진 직원들에게 학자금을 무상으로 지급했다. 그 액수는 약 1천245억원이다. 또 무이자 융자 학자금은 1천526억원이다. 천문학적 액수다.
지재부는 지난 2010년 공기업의 도에 넘치는 복리후생을 방지하기 위해 지침을 마련해 무상지급을 제한한 바 있다. 하지만 몇몇 기업들은 이를 따르지 않았다. 안하무인이다.
무상으로 지급한 기업은 한수원을 비롯한 6개 발전사와 강원랜드다. 이 외에도 한전과 한전 자회사 3곳, 한국전력거래소는 무상 및 무이자 융자로 지급했다.
국민들은 공기업을 일컬을 때 ‘신의 직장’이라고 말한다. 한 번 취업하면 온갖 혜택을 다 받으며 평범한 직장인들의 연봉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고액의 연봉을 받는다. 같은 세상에 살면서 이처럼 공평하지 않는 대우가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르는 것이 바로 ‘신의 직장’이다.
그러면서도 공기업은 각종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참으로 아이러니 한 일이다. 더구나 정부가 지침을 마련해 지나친 복리후생을 자제하라고 했지만 귓등으로 들었다. 국민들을 기만해도 어느 정도의 수준이어야 이해가 간다.
한수원의 비리가 생겼을 때 국민들은 허탈해 했고 전력난이 닥쳤을 때 고통을 짊어진 것도 국민이다. 이들의 후안무치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 궁금하다. 공기업은 국가의 공익을 위해 존재한다. 국민들의 고통 위에서 그들의 안위를 먼저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녀 학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리는 국민들을 생각해 보기 바란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가 졸업과 동시에 신용불량자가 되는 청년들을 먼저 고려해 주기 바란다. 공기업이 가져야 할 도덕성을 먼저 회복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도 없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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