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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의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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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10-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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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세 정부 첫 국정감사의 열기가 뜨겁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것은 뭐니뭐니 해도 국가정보원, 그리고 사이버사령부 등의 대선 개입 의혹 논란이다. 이 이슈는 정치적인 공방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참 이상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서 일체 언급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은 국민들 모두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는 이달 초 해외순방을 전후해 오랜 기간 국무회의를 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이 터져나온 각종 의혹들에 대한 발언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박대통령은 “국감에서 서로 다른 의견 개진과 발전적 제언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모든 것들이 국민에게 도움이 돼야 하고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는 엉뚱한 발언만 했다. 물론 이 발언은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정치권을 간접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정치적 현안에 대한 언급 없이 마이웨이만 고수하는 대통령의 행보는 무슨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지 국민의 궁금증이 증폭된다.
하지만 대통령이 정쟁에 휘말리지 않고 오로지 민생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좋게 해석하는 쪽이 있는 반면 정치 현안에 대해 너무 오래 침묵으로 일관하면 논란을 키울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것은 정치권에서 이미 민생 이슈까지 밀쳐두고 혈투를 벌이고 있는 현안이 있는데 대통령만 냉정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다툼은 이미 도를 넘었다. 야권에서는 지난 대선이 국정원, 보훈처, 군 등 총체적 부정선거라며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선거문제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고 주장한다. 또 지금까지 대통령 사과로 끝날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단순한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게 작금의 흐름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이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옳다. 지난 8월 말 ‘국정원 사건이 선거에 끼친 영향은 없다’라고 말한 자신의 입장을 공고히 다지기 위해 입을 다물기에는 사태가 심각하다. 지금처럼 정치현안을 외면하고 외교, 안보, 민생에만 몰두한다면 자칫 ‘내치(內治)’ 실종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대통령은 국정을 이끄는 최고의 책임자이며, 정치가 민생에 가장 예민한 영향을 미치는 현실을 본다면 박대통령의 침묵은 오래 가지 않아야 할 것이다. 어떤 입장이든 국민들이 공감할 분명한 뜻을 밝혀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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