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 해외연수 시민이 실망했다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경주시의회 해외연수 시민이 실망했다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3-09-25 20:04

본문

경주시의회 경제도시위원회 소속 의원 6명이 24일 1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필리핀 해외연수에 나섰다.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에 참가하기 위해 터키를 방문했다가 슬쩍 오스트리아와 체코를 방문한 사실이 들통난지 1개월이 지나기 않은 때 떠난 것이어서 시민들의 비난 목소리가 높다.
의원들은 28일까지 4박5일간 필리핀 마닐라 시의회와 협력방안을 파악하고 농수산물 시장과 현지 자동차 공장 등을 방문해 유통체계와 노사정 관계를 비교 견학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에 대해 언론에는 일체 공개하지 않았고 뒤늦게 연수 사실을 알게 된 시민들은 시민의 대변인들이 세금으로 외유성 연수를 떠난 사실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연수가 설득력을 잃고 있는 것은 필리핀을 연수 목적지로 삼았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해외연수는 선진국을 방문해 그 국가의 앞서가는 모습을 견학하는 것이 상식이다. 더구나 필리핀의 농수산물 시장과 자동차 부품공장의 노사정 관계를 살펴보겠다는 목적을 가졌다고 뒤늦게 발표했지만 도무지 수긍이 가지 않는다. 도대체 필리핀 농수산물 유통구조에서 무엇을 배우려고 하는지 의심이 간다. 세계적인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인 대한민국의 의원들이 열악한 수준의 필리핀 자동차 산업에서 무엇을 얻어올지 기대가 된다. 다만 필리핀의 관광산업을 둘러본다는 점은 일정부분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그러므로 눈을 감고 생각해 봐도 외유성 연수가 틀림없다. 일정의 절반 이상이 관광으로 짜여 있음이 이를 증명한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 것은 해당 의원들이 “해마다 되풀이 되는 것인데 뭐가 문제냐”며 “연수 떠날 때만 시끄럽지 다녀오면 다시 조용해지니 걱정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들이 과연 시민들의 대변인으로 자격이 있는 것일까.
요즈음 국회나 타지역 의회의 의원들은 언론과 주민들에게 일정을 사전에 공개하고 설명을 한다. 자신들의 계획을 설명하고 연수 이후 결과물을 제출해 성과를 드러낸다. 그리고 일부 의원들은 예산을 축내는 목적이 불분명한 연수에 참여를 거부하고 예산을 반납하기도 한다. 책정된 예산을 무조건 집행해야 한다는 고정관념부터 잘못이다.
행정 공무원이나 의원들의 견문 넓히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예산을 들여서라도 많이 나가서 좋은 사례를 직접 보고 공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목적이 선명해야 하고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결과보고는 상식이다.
경주시의회 관계자가 “계획부터 실행, 사후 결과보고까지 철저를 기하고 있다”고 했다. 계획과 실행은 공개되지 않아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모르지만 사후 결과보고는 어떻게 내놓을지 시민과 언론이 철저하게 지켜봐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