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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있는 문화관광형 시장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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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06-1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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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도시에 도착하면 그 도시의 박물관과 재래시장을 가장 먼저 찾는다. 요즘 여행의 트렌드다. 박물관에서는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그 도시의 문화와 역사를 통시적으로 느낄 수 있고 재래시장에서는 그 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민의 땀과 활기를 느낄 수 있다. 그 두 곳만 제대로 보면 그 도시의 면모가 어느 정도 느껴진다.

깃발 들고 앞장선 가이드의 뒤를 쫓아가 유적지나 훑고 기념품 상점이나 뒤지는 패키지 투어는 이미 막바지다. 그 도시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생한 현장이 볼거리요 관광자원인 시대다.

그 중 재래시장은 여행객들이 가장 흥미로워 하는 곳이다. 베트남 북부 고산지대의 박하시장이나 중국 신장위구르자치주의 카쉬카르의 시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박하는 주변 고산족들이 주말마다 모여 물물교환이 이뤄지는 시장이 서고, 카쉬카르는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형성한 시장이 선다. 그것을 보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여행자들이 몰린다.

경주의 대표 재래시장인 성동시장과 중앙시장이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개발된다. 이 사업은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진흥원이 벌써 오래 전부터 추진해 오던 사업이다. 뒤늦게 선정됐지만 경주의 대표 재래시장이 단순한 매매기능을 떠나 문화와 관광이라는 아이템의 옷을 입게 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다른 도시에서 이 사업을 통해 성공한 예는 극히 드물다. 고작 재래시장의 지붕을 덮는 아케이드 사업이 전부였다 그래서는 성공할 수 없다. 경주에서는 시장홍보전광판설치, 고객쉼터 조성, 직장인과 관광객을 위한 야시장, 마켓투어 등의 사업을 펼칠 모양이다.

물론 박하나 카쉬카르와 같이 볼거리로 넘치는 시장을 만드는 것은 이미 불가능하다. 그러나 경주의 전통시장은 타도시의 시장과 달리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한 볼거리가 있는 시장이다. 여기에 인공의 냄새를 풍기면 ‘문화관광형 시장’이 아니라 현대적 시설의 시장이 된다. 일류미네이션이 번쩍거리고 현대적 기교가 가미되면 경주의 시장이 아니라 한국의 전형적인 서민시장으로 전락한다. 덧칠하다가 망치는 경우가 될 수도 있다. 경주시민과 내국인뿐만 아니라 경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시장에서 하루 종일 서성이며 즐기는 시장으로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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