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의 밉지 않는 보도자제 요청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구미시의 밉지 않는 보도자제 요청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2-10-17 20:00

본문

구미시가 12일 각언론사 앞으로 최근 발생해 수습국면에 접어든 불산누출 사고와 관련, 과장 편중보도자재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언론사를 상대로 보도자재를 요청하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다. 군인을 보고 나라를 지키지 말라는 요청과도 같아 언론사 입장에서는 불쾌감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같은 공문을 보낸다는 것 자체가 언론사와 일전(?)을 치르기로 각오하지 않고서는 불가능 한 일이다.

하지만 구미시의 이번 현조요청 공문을 보고 즉각 공감이 갔다. 오히려 이같은 결정을 한 당사자들을 칭찬하고 표창이라도 하고싶은 심정이다. 구미시는 이번 공문에서 구미시는 1인당 지역내 총생산(GRDP)이 전국에서 제일 높고 활기찬 도시 이미지가 일부 공장에서의 부주의로 사고도시로 오명을 쓰고 있다며 과장, 편중 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보도행태는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있는 지역 농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호소이고 보면 더욱 공감이 간다. 보다 못한 지역주민들도 최근 ‘구미농산물 지키기 선언’을 했다고 한다.

사실 대구지방환경청이 사고지역 인근을 대상으로 한 토양오염조사에서도 토양오염우려 기준인 400㎎/㎏ 이하로 검출됐다고 한다. 9일 환경부 조사에서도 3일간 산동면 일대를 측정한 결과 대기 수질 토양 어디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불산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농민들을 절망에 빠뜨리고 지역 농산물에 대해 거부감을 일으켜 판로가 막힌다면 누출사고 못지않은 피해를 농민들에게 주게 된다. 구미시의 이번 보도자재 요청이 농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왔다면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요청에 따르고 싶은 심정이다.

지역민의 사정을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언론사와의 분란을 각오하면서 까지 나서는 공무원의 태도가 정겹기까지 하다. 보도자재 요청이 밉지만은 않은 이유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