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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실태, 실사구시(實事求是) 의 기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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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2-08-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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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조사한 2010년 빈곤실태조사는 우리의 사회보장제도가 얼마나 불합리한가를 잘 나타내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보다 차상위계층이 훨씬 많고 오히려 이들에 대한 사회보장은 기초수급자에 못미쳐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모순을 노정시키고 있다. 제도에 얽매여 기초수급자에서 탈락될 것을 우려, 자녀들이 취업을 꺼리는 사례마저 발생하고 있어 제도의 불합리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불합리를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차상위계층 자립촉진을 위해 근로장려세제를 지원하고 고용촉진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최근 열린 사회보장심의위에서 김황식 총리는 “우리의 달라진 국제위상만큼 복지도 뒤따라야 한다”면서 인기영합적 복지에서 벗어나 보다 촘촘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 복지사각지대를 지속적으로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의 계절에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민생을 챙겨 실사구시하겠다는 뜻이 담겨있어 기대를 건다. 사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대한 기준은 매우 애매하다. 정작 본인은 생활이 어려운데 가족의 재산보유가 기준이 되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아직도 관계공무원은 탁상에서 현지확인 없이 서류상으로만 대상자를 심의하는 안일한 업무태도가 한 몫을 하고 있다.

진정한 실사구시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현실은 많은 소득과 재산이 있는데도 수급을 받고 있는 반면 정작 수급이 필요한 사람은 대상에서 제외된 사례가 많다. 복지의 우선순위가 뒤바뀌고 균형을 잃은데서 비롯된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사회안전망은 이런 빈곤층에 대한 철저한 재조사와 재평가에서 새출발해야 한다. 형식적인 자격요건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고 일시적 도움보다는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제가 더욱 중요하다. 비수급 빈곤층에게 자장 장애가 되고 있는 직계가족의 자산과 소득의 환산기준부터 바꾸는 것이 급선무다. 지금은 무엇이 실사구시인가를 깊이 생각할 때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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