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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뒷걸음 치는 정치를 보고 사는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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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08-2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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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23일 서울 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자신의 딸이 KT에 입사할 때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로 검찰이 조사에 나선 것이 억울하다고 했다. 그리고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검찰이 혐의 사실을 언론에 흘렸다며 항의했다. 그리고 입장문을 읽어 내려가다가 눈물을 흘렸다. 김 의원의 시위 현장에는 자유한국당 동료 의원 몇몇도 나타나 김 의원의 입장을 거들었다. 당시 김 의원의 눈물을 보며 국민은 그의 진정성을 믿으려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딸의 계약직 취업을 직접 청탁했다는 당시 KT 사장의 법정 증언이 나오고 말았다. 그동안 여러 차례 관계자들의 정언이 나왔지만 김성태 의원은 줄곧 부인해 왔다.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KT부정채용 사건의 공판기일에서 증인으로 나선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이 김성태 의원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진술을 했다. 서 전 사장은 "2011년 당시 김 의원이 흰색 각봉투를 건네면서 딸이 스포츠체육학과를 나왔는데, KT 스포츠단에 경험 삼아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걸 받아와야 하나 고민했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와 검토해서 맞으면 인턴, 계약직으로라도 써주라고 KT 스포츠단에 전달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그리고 김 의원의 딸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은 이석채 전 KT 회장의 지시였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서 사장은 이석채 당시 회장으로부터 "김성태 의원이 우리 KT를 위해 열심히 돕는데, 딸이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게 해보라"는 지시를 받고 이를 당시 경영지원실장(전무)에게 전달했다고도 했다. 당시 김성태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으로 있으면서 이석채 전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에 반대하는 입장을 강하게 드러냈다.

  과연 어느 말이 맞는 것일까. 김 의원이 만약 거짓 눈물을 흘렸다면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또 한 겹 두꺼워진다. 그런데 왜 KT 임원들은 한결같이 김 의원 딸의 KT 입사에 김 의원이 관련됐다고 증언하는 것일까.

  우리 국민은 지금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자녀와 집안에 관한 온갖 이야기 홍수 속에 살고 있다. 한국당은 조국의 낙마를 위해 올인하고 있다. 만약 한국당의 전략이 맞아떨어진다면 정치적 환경은 변곡점을 맞게 된다. 하지만 조 후보자는 일방 자신의 가족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기어이 청문회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면돌파를 선택한 조 후보자의 의지는 그의 거취에 따라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의 진로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의 삶이 성직자 수준이기를 요구받는 것은 이 시대의 독특한 현상이다. 그러나 공격하는 쪽과 방어하는 쪽이 한치의 양보도 없으니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할 것인가. 사회적 수준이 점점 격조가 높아지지만 정치는 마치 비웃듯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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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