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당의 자충수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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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10-27 18:09본문
패스트트랙 충돌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 요구를 받은 현역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을 주겠다고 말해 논란이 됐던 자유한국당이 이번에는 당내 '조국 태스크포스' 활동을 한 의원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해 또 한 번 국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조국의 사퇴는 가장 유효한 정치적 성과물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마치 자신들의 공로인양 자화자찬하고 표창장에 상품권 부상까지 수여하며 부산을 떤 것에 대해 시선이 곱지 않다.
공천 가산점은 나경원 의원이 먼저 언급했다. 나 원내대표는 22일 의원 총회에서 "패스트트랙 관련 수사 대상에 오른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을 주겠다"고 밝혔다. 당을 위해 헌신한 의원들이 오히려 피해를 받으면 안 되고 패스트트랙 수사가 차기 총선에 불이익이 되지 않게끔 내가 책임지겠다면서 이를 공론화한 것이다. 황교안 대표도 24일 "당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에 대해 그에 상응한 평가를 하는 건 마땅하다. 당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 그대로 넘어갈 수는 없다. 반드시 그런 부분도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 안팎으로 이 같은 조치가 부당하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일자 25일 황교안 대표는 말을 바꿨다. 황 대표는 "가산점에 관해서 생각해 본 바가 없다"며 "아직까지 우리 공천 기준에 관해서는 결정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하루 전 자신의 발언을 번복했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범법행위로 말미암아 수사선상에 오른 현역 의원들에게 내년 총선을 위한 공천에 가산점을 주겠다는 발상을 한 것은 매우 단순한 생각이었다. 아무리 당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라 하더라도 엄연한 법을 위반한 사안에 대해서 말을 아껴야 했다.
이번 표창장 수여도 마찬가지다. 명분도 가산점 부여건과 거의 비슷하다. 한국당이 맞이한 정치적 최대 분수령이었던 조국 정국에서 고군분투한 의원들에게 신상필벌의 차원에서 건넨 상이라고 했지만 국민적 시선은 결코 곱지 않았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표창장은 장관을 낙마시키면 늘 주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도 자칫하면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청문회 과정에서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것은 국민을 위한 일이지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한 일이 아니다. 그것을 자축하는 모습을 모이는 것은 패착이었다.
과연 이렇게 경박한 움직임으로 한국당이 모처럼 마주한 정치적 호기를 놓칠 것인가. 앞으로 내년 총선까지 수많은 정치적 변수가 남아 있다. 조국 정국은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고 또 다른 변수가 어디에서 어떻게 불거질지 아무도 모른다. 대한민국 보수를 대표한다는 정당이 국민의 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다시 일어설 기회를 또 오랫동안 미뤄야 할지도 모른다. 더 깊이 숙이고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내부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충수를 둬서야, 그것도 지도부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서야 대표 야당의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상문 iou518@naver.com
공천 가산점은 나경원 의원이 먼저 언급했다. 나 원내대표는 22일 의원 총회에서 "패스트트랙 관련 수사 대상에 오른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을 주겠다"고 밝혔다. 당을 위해 헌신한 의원들이 오히려 피해를 받으면 안 되고 패스트트랙 수사가 차기 총선에 불이익이 되지 않게끔 내가 책임지겠다면서 이를 공론화한 것이다. 황교안 대표도 24일 "당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에 대해 그에 상응한 평가를 하는 건 마땅하다. 당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 그대로 넘어갈 수는 없다. 반드시 그런 부분도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 안팎으로 이 같은 조치가 부당하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일자 25일 황교안 대표는 말을 바꿨다. 황 대표는 "가산점에 관해서 생각해 본 바가 없다"며 "아직까지 우리 공천 기준에 관해서는 결정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하루 전 자신의 발언을 번복했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범법행위로 말미암아 수사선상에 오른 현역 의원들에게 내년 총선을 위한 공천에 가산점을 주겠다는 발상을 한 것은 매우 단순한 생각이었다. 아무리 당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라 하더라도 엄연한 법을 위반한 사안에 대해서 말을 아껴야 했다.
이번 표창장 수여도 마찬가지다. 명분도 가산점 부여건과 거의 비슷하다. 한국당이 맞이한 정치적 최대 분수령이었던 조국 정국에서 고군분투한 의원들에게 신상필벌의 차원에서 건넨 상이라고 했지만 국민적 시선은 결코 곱지 않았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표창장은 장관을 낙마시키면 늘 주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도 자칫하면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청문회 과정에서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것은 국민을 위한 일이지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한 일이 아니다. 그것을 자축하는 모습을 모이는 것은 패착이었다.
과연 이렇게 경박한 움직임으로 한국당이 모처럼 마주한 정치적 호기를 놓칠 것인가. 앞으로 내년 총선까지 수많은 정치적 변수가 남아 있다. 조국 정국은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고 또 다른 변수가 어디에서 어떻게 불거질지 아무도 모른다. 대한민국 보수를 대표한다는 정당이 국민의 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다시 일어설 기회를 또 오랫동안 미뤄야 할지도 모른다. 더 깊이 숙이고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내부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충수를 둬서야, 그것도 지도부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서야 대표 야당의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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