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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동체의 협력이 간절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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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4-1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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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이상한 이야기가 떠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어느 식당에 10명이 모임을 갖기 위해 찾아왔다. 식당 주인은 10명 수용은 불가하다며 거부했지만 3명씩 두 테이블, 4명이 한 테이블에 앉아 먹겠다고 해서 워낙 장사가 되지 않아 할 수 없이 허용했다고 한다.
   10명이 그날따라 술과 고기를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총 매상이 100만원이 넘었다. 모임이 끝나고 계산대에 온 그 모임의 대표가 식당 주인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고깃값을 받지 않겠다면 그냥 가겠지만 만약 고깃값을 받는다면 5인 이상 손님을 받았다고 신고하겠다"는 것이었다. 식당 주인은 만일 신고가 들어가면 벌금에다 영업정지까지 처분을 받을 것이므로 울음을 삼키며 음식값을 받지 않을 테니 조용히 가라고 했다고 한다.
   만약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정말 슬픈 일이다. 지금은 모두가 힘든 시기다. 이럴 때 공동체의 미덕은 서로를 도우며 어떻게든 이 위기를 이겨나가는 일이다. 굳이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옛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모든 구성원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알 것이다. 하지만 위에 든 일화처럼 사회에는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무리들이 존재한다. 어쩌면 그것은 역사 이래로 늘 그래왔던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 국민은 지금 백척간두에 서 있다.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유럽이나 미주, 혹은 인도대륙의 국민보다야 나을지 모르지만 전쟁과 같은 시기를 보내는 것임에는 분명하다. 특히 소상공인들과 서민들은 속이 문드러지고 있을 것이다. 또 문화예술인들, 그 가운데 다중이 모여야 행위가 가능한 공연예술가들의 삶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힘들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하더라도 과연 목표한 11월까지 집단면역이 형성되고 일상 회복이 가능할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 힘든 시기에 서로의 어깨에 기대지 않는다면 정말 견디기 어렵다. 무거운 수레를 밀고 오르막길을 오르는 폐지 줍는 할머니의 수레를 밀어주는 심정으로 어려움에 처한 집단에 대한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 주위에는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생의 가장 힘든 순간을 견디고 있는 집단이 있을 것이다. 아슬아슬하지만 그나마 생계를 이어나가는 집단에서는 이들에게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아니 그보다 더 큰 나눔의 미덕이 당장 실현돼야 할 것이다.
   지난 서울·부산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이유가 다양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 어려운 시기에 여당이 할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는 국민의 분노가 터졌다는 분석이 가장 크다. 그만큼 우리 국민은 궁지에 몰려 있다. 정치나 행정의 권역에서 해결해 주기를 넋놓고 기다릴 수는 없다. 저마다 주어진 영역에서 최선을 다할 때 이 위기의 먹구름이 걷힐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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