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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산시장 인사청탁 거부 발언 새겨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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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4-2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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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조 경산시장이 21대 총선 경산시선거구에 당선된 미래통합당 윤두현 당선인에게 "공무원 인사 부탁은 하지 말아 달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져 지역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최 시장은 "총선일인 지난 15일 오후 승리 소식이 전해진 후 윤 당선인의 선거사무실을 찾아가 윤 당선인에게 '이것 하나만 부탁드리겠다. 시 인사 부탁은 들어줄 수 없으니 하지 말아 달라'고 얘기했다"고 한 언론을 통해 밝혔다. 최 시장은 이 발언의 배경에 대해 "선거에 도움을 준 사람들이 공무원 인사 청탁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노파심에서 당선인에게 특별히 부탁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윤 당선인이 최 시장에게 인사청탁을 한 사실은 없다. 경산시 관계자는 최 시장의 발언에 대해 "직전 최경환 의원 때 당직자들의 인사 청탁으로 최 시장이 어려움을 겪었다. 윤 당선인을 계기로 더 이상 그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예방주사' 차원에서 최 시장이 작심 발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 시장은 지난 20일 시청 간부회의에서 "윤 당선인에게 인사 부탁을 하지 말아 달라고 얘기했으니 시 간부들도 그렇게 알고 대응을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말할 것도 없이 인사는 인사권자의 결정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시정을 이끌어가는 시장은 모든 자리에 가장 적절한 인물을 배치하고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조직 내의 구성원들의 업무능력을 최대한 면밀하게 파악하고 적재적소의 인사를 실시해야 시정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시장의 고유권한인 인사가 수시로 방해받을 때가 많다. 권력을 쥔 사람이 은밀하게 부탁해 올 때 사실상 거부하기가 힘들 수 있다.
     경산시의 경우 윤두현 당선인 이전에는 4선 의원으로 친박 실세였던 최경환이라는 거물급 정치인이 있었기 때문에 적지 않은 인사 청탁이 있었다는 경산시 내부의 주장을 미뤄 본다면 최 시장의 이 같은 작심 발언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국가예산 확보의 열쇠를 쥐고 있고 단체장 공천을 좌지우지 할 인물이 자신의 사람을 요직에 심고싶어 하거나 빈 자리에 꽂아넣기를 원한다면 누가 거부할 것인가.
     최 시장의 이번 발언은 우리 정치권과 공직사회, 혹은 지역의 유력 인사들이 새겨들어야 한다. 아무리 격의없는 사이라 하더라도 인사는 청탁하면 안 된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관형으로 존재했던 인사 청탁은 가장 먼저 사라져야 할 폐습이다. 거기에서부터 부정부패가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영조 시장이 윤두현 당선인을 만나 한 발언은 세련됐다고는 할 수 없어도 진심에서 우러난 단체장의 공통 고민이었을 것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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