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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의회의 예산삭감 이래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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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12-1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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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경주시가 제출한 2019년 예산안 1조2천750억원 중 총 97건 86억2천45만7천원을 삭감·수정 의결했다. 이는 지난해 경주시의회 예결특위가 총 58건 48억5천340만원을 삭감·수정 의결한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삭감한 셈이다. 
 삭감한 예산을 살펴보면 경주를 알리기 위한 방송 프로그램 제작 협찬비용 등 공보관실 제출한 예산 가운데 2억7천900만원을 효과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통째로 날렸고 올해로 6회째 열리면서 경주의 대표적 글짓기·사생대회로 자리매김한 금장대 경북초등학생 사생백일장 대회 예산 1천만원도 전액 삭감했다. 천연기념물 동경이 개체 보존에 필요한 예산 2억257만1천원도 전액 삭감했고 국제대회인 'U-12 경주국제유소년축구대회' 예산 7억5천만원 중 2억원을 깎았다.  
 뿐만 아니다. 경주시가 인재양성과 지역 학생 지원을 위해 시정새마을과가 올린 장학기금 4억2천500만원도 전액 없앴고 일자리창출과가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올린 통합청년지원센터 리모델링 예산 등 총 3개 항목 예산 4억8천만원을 지워버렸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예산심사에 앞서 법령, 조례 등에 근거하지 않은 예산 및 형평성에서 맞지 않은 예산은 삭감한다는 원칙에 따라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의회의 이 같은 예산 삭감을 두고 "내년도 시정에 중요한 각종 사업이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 그 피해가 결국 고스란히 경주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의회가 집행부가 상정한 예산안 중 불요불급한 예산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골라내는 일이야 말로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원칙과 절차가 있고 시민 모두가 공감할만한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사안별로 사업의 성격과 기대 효과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해 옥석을 가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정한 룰에 의해 무차별로 삭감하는 것은 의회의 권한을 오용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경주는 다른 도시와 달리 항상 축제와 문화행사가 줄을 이어야 하는 특성이 있다.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의 관행이다. 의원들이 해외 연수를 수차례 다녀오고도 아직 그 같은 원리를 깨우치지 못했다면 그건 직무유기에 가깝다. 항상 즐겁고 보여줘야 할 문화와 즐길 거리가 없고는 경주의 관광산업은 더 이상의 발전이 없고 경주의 미래도 불투명해진다. 
 의회가 자신들의 권한으로 예산을 삭감한 것에 대해 무조건적 비판은 할 수 없다. 그러나 집행부가 생각하지 못한 사업에 대한 예산편성을 독려하기는커녕 경주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업들을 추진하는 데 발목을 잡는 예산삭감은 더 이상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시의회는 경주 발전을 위한 중요한 축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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