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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우수정책 경주시정에 반영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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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12-2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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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시정 추진에 해외 우수 행정사례를 벤치마킹해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경주시는 최근 공직자 해외 선진지 시찰 결과 보고회를 열고 여기서 채택된 주요 사례를 시정에 반영키로 했다. 주요 벤치마킹 분야는 도시재생, 전기자동차, 천년고도 육성, 신농업 혁신 분야 등이다. 주낙영 시장은 보고회에서 해외의 다양한 선진 우수사례를 통해 직접 체험하고 느낀 경험을 아이디어 차원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으로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공직자의 견문 넓히기는 오래 전부터 시행돼 왔다. 그러나 해외 벤치마킹은 견문 넓히기가 아니라 단순한 외유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관광성 외유라고 하더라도 그곳에서 보고 느낀 점을 정책에 반영한다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앞서가는 국가의 시스템을 몸소 체험하고 장단점을 구별한 뒤 지역의 정체성에 맞는 정책으로 변환할 수만 있다면 그 자체가 벤치마킹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벤치마킹은 그다지 큰 성과를 얻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단순한 정책 도입이다. 해외의 선진 사례가 있다 하더라도 경주시의 실정에 맞지 않는다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연히 경주의 환경과 여건에 맞는 변용이 필요하다. 예컨대 싱가포르의 앞서가는 교통 시스템을 도입하려 한다 하더라도 경주시가 갖춘 인프라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적용될 수 없다. 또 홍콩의 도시재생을 도입하려 해도 경주시의 도시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적용이 힘들다. 
 또 다른 이유는 공직자들의 전문성이다. 모든 공직자가 모든 분야에 정통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개개인이 가진 전문성에 맞춘 벤치마킹 대상 도시의 특정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하지만 해외 벤치마킹 기간이 짧아 충분한 검토와 연구가 이뤄지지 못한다. 한 도시의 앞서가는 정책을 닮으려면 당연히 오랜 기간 머무르면서 구체적인 상황을 살펴야 하고 그 도시의 정책 입안자와 깊은 대화를 통해 경주에 맞는 정책을 도출해야 한다.

   경주시가 해외의 우수한 행정사례를 시정에 반영하려는 시도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자칫 잘못 도입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부조화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살펴야 한다. 모든 우수사례가 경주시에 곧바로 적용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주시는 앞으로 보다 깊이 있는 사전 조사를 통해 전문가를 파견해야 하며 그 전문가는 해당 도시에 오래 머물면서 충분한 검토와 비교 분석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할 것이다. 경주시가 글로벌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거쳐야 할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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