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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리단길 불법 브로커들 왜 방관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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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2-2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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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시즌을 앞두고 있는 경주의 관광산업은 중요한 전환기에 와 있다. 봄철 행락객들이 대거 몰릴 것을 대비한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경주의 관광은 여러모로 진보했다. 여행객들이 만족해할 만한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으며 문화유산을 제외하고도 즐길거리와 볼거리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모양새다. 이 중심에 황리단길이 있다. 오래 전부터 여행자 중심거리가 필요했던 경주시는 그동안 손을 놓고 있다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형성한 거리를 통해 관광 시너지 효과를 톡톡하게 누리고 있다.
 그러나 황리단길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먼저 명칭에 대해서 숙고해야 한다. 황리단길이라는 이름은 왠지 남의 이름을 잠시 빌려서 사용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서울의 경리단길에서 유래됐다고 하는 이 이름은 더 늦기 전에 경주의 정체성과 어울리는 이름으로 바꿔야 한다. 주민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이름을 짓고 경주에서만 찾을 수 있는 거리 이름으로 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를 낳아 '개똥이'라고 부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거듭 말하지만 주말과 성수기에는 차 없는 거리로 만드는 것이 옳다. 여행자들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이곳에서 영업을 하는 사람들조차 차와 사람이 뒤엉키는 모습을 하루빨리 없애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조금만 아이디어를 낸다면 가능한 일을 차일피일 미루는 당국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가장 심각한 것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다. 하루가 달리 임대료가 오르고 영세 상인들의 둥지 내몰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당국은 뒷짐을 지고 있다. 황리단길이 형성되고 입주한 점포들도 언젠가는 이 심각한 문제에 봉착될 수도 있다. 그리고 빈 점포들도 몇몇 브로커들이 장악하고 터무니없이 권리금을 받아 챙긴다는 공공연한 사실을 외면하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들 브로커의 장난은 결국 젠트리피케이션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엄연한 불법행위를 방관하는 것은 또 무슨 속셈인가.
 시민의 자율적인 노력이 원만하지 못할 경우에는 행정이 나서서 조정하고 중재해야 한다. 그것이 행정의 역할이다. 지원할 것은 지원하고 막을 것은 막아야 한다. 그래야 황리단길이 제 모습을 갖추고 경쟁력 있는 관광자원으로 커나갈 수 있다. 행정이 뒷짐 지고 구경만 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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