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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문화브랜드 없애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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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7-1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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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가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조직과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는 문화엑스포가 국내외에서 9차례 열려 1천700억원을 투입했으나 수입은 사업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문화엑스포는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외에서 모두 9차례(국내 6·해외 3)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했다. 2006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2013년 터키 이스탄불, 2017년 베트남 호찌민에서 해외 엑스포를 했고 나머지 6회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에서 행사를 열었다. 
 이 같이 9차례 엑스포 행사에는 총 1756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갔다. 1998년 1회 행사에 404억원, 2000년 2회 때 355억원이 들어가는 등 앙코르와트 엑스포(60억원)를 제외하고 행사 때마다 100억∼400억원 사업비를 투입했다. 반면 9차례 엑스포 수입금은 801억원으로 사업비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나마 최근 몇 차례 행사는 입장료를 받지 않아 수입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국내외 행사가 없지만 엑스포공원 운영과 사업 예산으로 231억원의 세금이 들어간다.

   경북도는 문화행사는 흑자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고 특히 해외에서 여는 행사는 경북과 한국 문화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해당 국가와 관계 개선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취임 후 문화엑스포 기능과 행사 축소 쪽으로 방침을 정했고 조직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해외 엑스포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사업비 대비 효과도 기대 이하라는 것이 이유다. 이에 따라 문화엑스포 행사와 관광객 유치 기능을 앞으로 신설 예정인 문화관광공사로 넘기고 문화엑스포에는 공원 관리와 운영에 필요한 인원만 남기고 예산도 대폭 조정할 계획이다.

   도대체 이게 말이 되는가? 문화와 예술에 대해 투입한 예산은 당장 그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 것은 상식이다. 도로를 닦고 다리를 놓는 것과 같다. 공장을 세워 생산품이라는 성과를 바로 내놓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특히 세계문화엑스포는 신라 문화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경주의 문화적 긍지를 높이는데 엄청난 기여를 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제 고작 9차례 행사를 해놓고 아예 국제행사를 없애고 조직을 축소한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경주의 대표 문화축제인 신라문화제를 희생하고 방향을 전환해 마련한 문화엑스포는 문화 한류의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만약 그 성과가 한눈에 드러나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법을 찾아 더 알찬 행사로 꾸미는 데 노력해야 한다. 아무리 경제사정이 여렵다 하더라도 삶의 기본인 문화행사를, 그것도 대표 문화 브랜드를 없앤다는 착상은 지금 당장 거둬주기를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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