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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장 관사, 없애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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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6-2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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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가까이 사용되던 경주시장 관사가 용도변경 될 예정이다. 새로 취임하는 주낙영당선자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으로 보이는데 경주시는 지난 8년간 최 시장이 머물렀던 관사에 대한 적절한 용도변경을 위해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한 시민여론 수렴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리모델링을 통해 시민들을 위한 복지, 문화 공간 등으로 용도변경 한다는데 무게를 두고 추진하고 있다.  
 시와 시장당선자의 이같은 방침은 한마디로 이는 경주시장의 특수성과 향후 닥쳐올 지방자치단체의 외교 역량강화, 시장의 역할 변화 등에 견주어 볼 때 중요한 업무 상당부분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990년 12월에 건축된 경주시장 관사는 첨성로 39번길에 대지 1371㎡ 연면적 291.24㎡ 규모의 한옥주택으로 공관, 연회장, 관리사, 차고 등이 들어서 있다. 
  이곳 경주시장 관사에서는 지난 2000년대 중반 까지만 해도 시장의 주거 뿐 만 아니라 부속으로 딸린 연회장에서는 수시로 이곳에서 경주시를 방문한 외국인 사절을 위한 연회가 열리고 비상시나 공휴일에는 시청간부들의 비상회의도 열렸다. 하지만 새로 민선시장으로 부임하는 시장의 업무 스타일이나 시장부인의 호볼호에 따라 그 활용도가 달라졌다. 즉 손님접대를 싫어하거나 그럴 처지가 못 되는 시장부인의 경우 100여명 수용규모의 연회장 활용을 전혀 하지 않았으며 서재나 기타 용도로 사용해 왔다.  
 경주시장관사의 용도변경은 당선자의 생각처럼 시민들에게 돌아갈 실익은 적은 대신 잃는 것이 더 많다. 당선자의 말처럼 과거 임명직 시절 서울에서 내려오는 기관장의 숙소제공을 위해 설치됐던 것이기는 하지만 더 큰 의미와 용도가 있다. 바로 경주시라는 지역의 특성이다. 경주시의 경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도이자 관광지이며 민족문화의 발상지다. 따라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귀빈이나 외교사절은 반드시 한 번씩 방문하는 필수 코스다. 그 역할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이런 이유로 과거부터 경주시장의 판공비와 접대비는 타 시군의 장과 비교가 안될 만큼 많았다. 중앙정부를 대신해 경주시장이 접대를 하라는 의미다. 관사도 같은 맥락에서 한옥이 많이 들어선 사정동 일원에 그것도 한옥으로 세워졌다. 물론 최근 경주지역에는 고급호텔이 많이 들어서 각종 연회도 보문단지 내 호텔이나 컨벤션센터에서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시장관사로 초대해서 하는 접대는 그 의미가 다르다. 경주시가 세계 여러 도시들과 우호결연을 맺고 있고 향후 지자체가 감당해야 할 지방도시간의 교류나 통상 확대수요도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정으로 초대해 베푸는 연회를 가장 으뜸으로 치는 외국손님들에게 귀빈 대접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경주시와 당선인은 주택가에 위치해 활용도가 낮아지는 관사의 타 용도변경을 추진하기 보다는 원래 취지에 맞도록, 시대적인 트랜드에 맞도록 제대로 활용하는 방안부터 찾는 것이 순서다. 당선인 가정의 개인적 사정에 따라, 편의성에 따라 관사의 용도가 폐지되는 것은 시장 업무의 상당부분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경북도지사의 한옥관사도 용도 환원할 방침인 것도 참고 하길 바란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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