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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꾸미려는 욕심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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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8-05-1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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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양남 관성솔밭해변 테마길 1.4Km를 개통했다. 이곳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해변을 따라 해송을 심어 관광자원화에 주력해 왔다. 올해는 밀식된 소나무들을 간벌하면서 생긴 유휴공간을 활용해 테마 트레킹코스로 개발했다. 또 여기에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발전시스템 3기를 도입하고 야간에도 안전하게 파도 소리와 달빛 정취를 느끼며 걸을 수 있도록 스텝 등 300개를 설치했다.
 관성솔밭해변은 경주 해변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또 별을 관찰하는 마을이었다 해서 관성(觀星)이라 이름 붙여져 이름마저도 낭만적이다. 해변에서 밤하늘 별자리를 따라 걷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해변이다. 경주시는 테마길 외에도 수렴천으로 단절된 해안 구간을 연결하고 관성의 유래에 맞는 테마관광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는 첨성대 이미지를 도입한 인도교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관성 남쪽 2km 해안 절경을 이용한 특색 있는 해안 트레킹 코스도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해변은 이미 인근 도시에 있는 대기업이 하계휴양지로 선점해 있어 일반 시민들이 충분히 즐기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모든 이들에게 차별 없이 개방되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어야 하는 공유해안이 특정 기업의 독점으로 차단된 것은 아쉽기 그지없다.
 해안이 송림과 더불어 연결된 독특한 자연조건은 우리나라에 그리 흔하지 않다. 이 자연조건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지나친 간섭은 오히려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잃을 수 있다. 자연이 스스로 만든 절경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가장 좋다. 거기에 약간의 편의시설을 더하는 것에 그쳐야 한다.
 경주시가 이 해변에 트레킹 코스를 개발한다는 것은 인공에 인공을 덧대는 우를 범할 수도 있으므로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해변에 가까이 도로가 나고 음식점이 있는 곳은 드물다. 대표적인 해양 휴양지들은 시설이 바다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있다. 바다가 끝나는 부분에서 길게 백사장이 있고 그 뒤에 편의시설이 있다. 최소한 수십미터는 떨어져 있다. 그리고 편의시설 뒤쪽으로 도로가 나 있다.
 우리나라의 동해안은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 그러나 그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것이 사람들이다. 자꾸 간섭하고 뭔가를 들여놓으려는 욕망이 상황을 그르치고 있다. 욕심을 줄여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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